[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아빠하고 나하고 - 김종숙

Leeum 승인 2021.07.11 10:57 | 최종 수정 2021.07.12 09:48 의견 0

아빠하고 나하고
                   김종숙

 

기타를 연주하는 손끝에서
떨리며 흩어지는 소리
그리움을 모으며 빚어진 소리로
아빠가 숨을 불어  태어나게 해준 첫 울음소리처럼 
노래 불러 드리고 싶었어요

화석으로 굳어진 아빠 심장이 녹아
옹이진 들판에 풀어지고 흩어져 돋아난 풀꽃 아래서
수많은 관객이 듣는 이 시간

잘했어요, 잘 불렀어요,
여기저기서 외치는 소리
목기 잔 부딪치는 소리

현충원에서 마두금 소리도 나요

<시작노트>
며칠 전, 대전 현충원에 다녀왔어요 아버지 묘소 앞에서 아빠하고 나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곱 살짜리 어린 딸을 보았습니다 제가 찡한 것은 2절까지 부르고 아빠하고 불렀던 노래를 다시 또 부르는... 이쁘게도 생긴 그 어린아이가 자꾸 떠오릅니다 꽃을 한 아름 들고 아빠를 찾아 깡충깡충 걸어가는 뒷모습이 아주 또렷하게요

Leeum 김종숙
芝室 김종숙

◇Leeum 김종숙 시인은

▷2021 한양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기획공연- 다솜우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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