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원장의 생활한방 (9)호흡, 감정의 흐름

임성호 승인 2018.12.04 15:40 | 최종 수정 2018.12.04 15:51 의견 0
임성호 원장
임성호 원장

호흡은 인간 생명에서 가장 신비롭고 경이로운 현상 가운데 하나다. 호흡을 조절해서 호흡의 길이가 길어지고 고르게 되면 즉각 마음에 영향을 준다. 마음이 평안해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사물을 바르게 보고 주변에 있는 환경에 쉽게 하나가 된다. 반대로 호흡이 짧아지면 의식이 어지러워지고 자신감이 결여되고 환경에 기운을 빼앗겨 버린다.

인체는 음식을 소화하여 살아간다. 음식물에 들어있는 맑은 기운(산소 등)은 폐로 전달되고, 호흡을 통해 들어 온 공기도 폐로 전달된다. 이 두 기(氣)가 합쳐져 우리 몸에 기운을 주게 된다. 이 기운은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황제내경에 “모든 병은 기에서 생긴다. 성내면 기가 거슬러 오르고, 기뻐하면 기가 느슨해지고, 슬퍼하면 기가 사그러지고, 두려워하면 기가 내려가고, 추우면 기가 수렴되고, 열이 나면 기가 빠져나가며, 놀라면 기가 어지러워지고, 피로하면 기가 소모되고, 생각을 하면 기가 맺힌다”고 하였다.

기를 움직이는 것은 감정의 오르내림과 몸의 에너지 순환(기도, 수행, 수련, 수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모두 호흡작용과 연결된다. 숨을 내쉬어 기를 내보내는 것은 양이 열리는 것이고, 숨을 들이마셔 기를 들여보내는 것은 음이 닫히는 것이다. 숨을 내쉬는 것은 가로막 위에 있는 심장과 폐가 주관하고, 숨을 들이마시는 것은 가로막 아래에 있는 간과 신장이 주관한다.

우리는 호흡을 통해 생명을 영위한다. 당연히 좋은 음식과 공기를 마셔야 하고 아울러 호흡을 주관하는 장부인 폐의 기능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호흡의 작용에는 감정의 흐름도 크게 관여한다. 감정이 격해진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호흡이 가빠진다는 것이고, 그때 기가 소모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가 막힌다, 기도 안 찬다, 기분이 묘하다와 같은 일상적인 표현이 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 조절되지 않으면 기의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살다보면 유교의 수양, 도교의 수련, 불교의 수행은 당연히 필요해진다.

호흡법

먼저 숨을 들이쉴 때는 혀를 입천장에 가볍게 갖다 대고, 코로 서서히 들이마시며 배꼽 부위가 불룩해지도록 해야 한다. 단전의 반대쪽, 꼬리뼈 위에 있는 명문에서 숨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아랫배가 불룩 나오게 숨을 들이쉬면서 숨결이 들어오는 순간을 계속 마음의 눈, 즉 의식으로 지켜보며 느끼도록 한다. 생명이 넘치고 당당하게 호흡을 하되, 배꼽 부위가 힘이 들어가고 긴장이 생기면 자칫 상기되어서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니 이 점만 유의하면 된다.

숨을 내쉴 때는 단전에서 명문으로 숨이 나간다고 생각하고, 마찬가지로 숨이 빠져나가는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말고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내쉴 때에는 힘을 주어 아랫 배가 들어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치 자신이 죽어서 시체가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숨이 넘어간 듯한 느낌으로 이완이 될수록, 깊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나온다.

건강한 마음과 몸을 만들어 가는 깊은 호흡을 해 보면 어떨까요?

<세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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