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원장의 생활한방 (13)음식 양생 ... 나에게 필요한 음식

임성호 승인 2018.12.28 14:08 | 최종 수정 2018.12.28 14:17 의견 0
임성호 원장
임성호 원장

양생은 생명을 기르는 일로서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함양하는 것이다.

‘생명’이란 말에서 생은 하늘이 낼 생(生)을 의미하고, 명은 땅에서 숨 쉴 명(命)을 의미한다. 생명은 하늘의 신성이 들어와서 태어나고, 땅에서 숨을 쉬어서 살아간다. 우리 인간 생명은 하늘과 땅, 대자연의 품속에서 살아간다. 동의보감의 사대성형四大成形(네 가지 요소가 생명체를 이루어낸다) 뿐만 아니라 인도와 이집트, 그리이스와 중국의 고대문명에서 생명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를 물, 불, 흙, 공기로 이야기 하였다. 그래서 우리 몸을 사대삭신, 사대색신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은 돌고도는 대자연의 질료로 형성되어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에 양생은 조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몸과 조화되는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처럼 우리 몸에 조화를 이루는 음식은 약이 된다.

음식 양생은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병이 있어도 병세가 한결 누그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질병은 내부적인 요인이든 외부적인 원인이든 장부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겨난다. 음식이 깨진 균형을 조화시켜 준다면 병이 호전된다. 그래서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한다. 음식이 곧 약이라는 말이다.

산성과 알카리성 식품의 구분은 태워서 남은 재로 산도를 측정해서 판별한다. 사물은 열을 받으면 제 본성을 드러낸다. 양기가 많은 음식(소고기, 견과류 등)은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 음기가 많은 것(돼지고기, 생선류, 감, 바나나, 복숭아 등)은 익을수록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소고기는 살짝 익혀서 먹어야 부드럽고, 돼지고기는 충분히 익혀야 먹기에 편하다. 사람에 따라서 소고기가 약이 되는 사람이 있고, 돼지고기가 약이 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음식이 나에게 맞을까?

우리는 생각하는 몸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한다는 것은 뇌 세포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화학적 메신저를 수용하는 수용체는 뇌뿐만 아니라 위 심장, 대장, 신장, 세포 등 거의 온 몸에 분포되어 있다.

온 몸의 모든 세포들에 그 마음이 있는 것이다.

불안을 느낄 때 신경과민 분자를 생산한다. 아드레날린 선만이 아니라 몸의 모든 부위에서 만들어진다. 신나는 기분이 들 때는 강력한 항암 기능을 하는 면역 분비물을 생산한다. 내 몸에 맞는 음식을 결정할 때는 머리로 궁리하는 대신 그 음식을 생각하거나 먹을 때 몸이 편한지 불편한지를 보아 그 느낌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몸이 아프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요리사의 음식 맛은 짜진다. 몸과 마음이 조화되고 건강해야 나에게 맞는 음식을 알아차릴 수 있다.

생명은 ‘물’속에서 태어나고 ‘불’속에서 열매를 맺고 성숙하게 된다. 생명이 생장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불기운이 강하게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음양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수행을 해야만 한다. 수행은 수기水氣를 올려서 에너지를 충전한다. 우리 몸의 조화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한다.

명상을 할 때는 먹는 음식이 내 몸에 조화되는 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명상을 하지 않으면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음식의 조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음식의 맛만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음식 양생의 관건은 명상을 통해서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아는 것이다.

<세종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