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원장의 생활한방 (14)음식양생 ... 내 몸에 좋은 맛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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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2 23:39 | 최종 수정 2019.01.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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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은 조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몸과 조화되는 맛은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한다. 신맛은 수렴하고, 쓴맛은 굳게 하고, 단맛은 완화시키고, 매운맛은 흩어지고, 짠맛은 연하게 한다(『황제내경』).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의 각 장부에 해당하는 오미는 산고감신함(酸苦甘辛鹹)이다. 세상에 불기운이 많아서 사람도 불기운이 과항되기 쉽다. 불기운의 장부인 간과 심장은 그 기운을 억제하는 신맛과 쓴맛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불기운을 수렴하는 장부인 폐와 신장은 매운맛과 짠맛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매운맛이 기침을 나게 하고,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짠 소금은 신장에 손상을 일으킨다.
산미酸味(신맛, 시큼한 맛)를 먹으면 몸이 수렴되어 움츠려들면서 목기木氣(분발하는 기운)를 조절(금극목金克木)하여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간肝에 도움을 준다. 임신 초기의 입덧은 태아를 양육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간에서 많이 공급해 주어야 하는 사람에게 일어난다. 그래서 입덧에는 신맛이 약이다.
고미苦味(쓴맛)를 먹으면 몸이 떨리고 굳어지면서 화기火氣(흩어지는 기운)를 조절(수극화水克火)하여 심장의 불을 가라앉힌다. 쓴맛은 열을 가시게 하여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감미甘味(단맛)를 먹으면 몸이 느슨해지고 느려져서 토기土氣(중매하는 기운)를 조절(목극토木克土)하여 예민한 생각이 줄어들어 살을 찌우고 신경세포가 많아서 제2의 뇌라 불리는 비위를 돋운다.
신미辛味(매운맛)를 먹으면 열이 나면서 금기金氣(수렴하는 기운)를 조절(화극금火克金)하여 폐의 산소 흡수 및 공급 작용이 통제되어 폐기능을 약하게 한다. 대신 위장에서 폐로 가는 기운이 잘 통하게 되어 소화에 도움을 준다. 생강, 신이辛夷(목련 꽃봉오리) 등은 맛이 매워서 막힌 코를 뚫는 작용을 한다.
함미鹹味(짠맛)를 먹으면 수분이 빠져 몸이 연하게 되는데, 수기水氣(응고하는 기운)를 조절(토극수土克水)하여서 오히려 신장을 상하게 한다. 적당량의 짠맛은 모든 맛을 조화시켜 입맛을 돋우고 이를 단단하게 한다.
자신의 몸에서 다른 장부와 비교하여 간이 약한 사람은 신맛을 찾고, 심장이 약하면 쓴맛을 찾게 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은 단맛을 좋아한다. 하지만 폐가 약한 사람은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고, 신장이 약한 사람은 짠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 양생은 내 몸에 맞는 맛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이 원하는 맛은 마음이 편해지고 소화가 잘된다. 체질과 환경에 따라서 각자 필요한 맛이 다르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내 몸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오미로 장부의 균형을 조화시켜 질병을 미리 예방하면 좋겠다.
<세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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