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원장의 생활한방 (10)'담대한 결단'...쓸개의 역할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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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11:08 | 최종 수정 2018.12.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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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중정지관(中正之官), 바르고 강건하게 결단(決斷)을 내리는 장부
쓸개는 간에서 만든 쓸개즙을 언제 얼마나 분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댐의 역할을 한다. 쓸개는 쓸개즙을 6-10배 정도 농축시키고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쓸개즙은 간에서 생성되고 분비되어 쓸개관(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어 음식물과 섞여 지방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쓸개는 쓸개즙의 저장고이므로 쓸개가 없으면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저장고인 쓸개가 없어지므로 담즙이 위로 역류하여 소화불량, 헛배부름, 잦은 트림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담즙이 대장으로 분비되면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이 적응하여 생활하는 데 거의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정신적인 면을 간과한 점이 있다.
한의학에서 쓸개(담낭)를 담(膽)이라고 한다. '황제내경'에서 담은 중정지관(中正之官 올바르고 강건하여 사사로운 뜻을 두지 않고 일을 처리하는 관직)으로 결단(決斷)을 내리는 장부이다. 쓸개즙을 저장하여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쓸개즙이 잘 분비되면 소화가 잘되고 황금색의 대변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기분이 좋으면 쓸개즙의 분비가 원활해진다. 정신과 육체는 긴밀하게 상호 작용을 한다.
담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작용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도 작용해 결단력이 담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그래서 ‘담력이 있다’ ‘대담하다’고 할 때도 같은 ‘담’자를 쓰게 된다. 따라서 동양적인 사고에서 보면 결단력 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보고 담, 즉 쓸개가 없는 사람에 비유하였다.
담대(膽大)하다는 말은 쓸개즙이 잘 분비되는 것인데, 겁이 없고 배짱이 좋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쓸개즙이 분비가 안 되면 소화가 잘 안 되고 대변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담대하지 못하여 사람들과의 소통에도 지장을 초래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간합담(肝合膽)이라 하여 담은 간에 붙어 있고 서로 도와주어서 용감함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담석증을 예방하고 담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과도하게 하지 않고 과로를 피하여 쓸개와 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간, 쓸개로 바른 세상과 담대한 삶을 기대하여 본다.
<세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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