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봄꽃 한 다발 - 목경희

목경희 승인 2022.03.28 15:24 | 최종 수정 2022.03.30 11:11 의견 0

봄꽃 한 다발
                     목경희

 

 

 

대한민국 마산에는
꽃분홍 블라우스 즐겨 입고
한결같이 저를 기다리며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가 살고 계십니다

시카고 미시간 호숫가
물안개 피어나듯
어머니의 봄날
아지랑이 되어 피어나고
그리움 꽃잎 되어
매화 꽃잎 떨어지듯 흩날립니다

울 어머니 몸 아프니 마음도 아파
빵빵하던 풍선 공기 빠지듯
푸념이 잦고 늙음을 서운해하십니다

거북이 등처럼 두툼하던
손바닥에 눈물 고이고
실핏줄 도드라진 손등에
지나간 세월 발버둥 치며 울고 있네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젊은 날
눈매는 한없이 가라앉고
고왔던 목소리 갈라져
막걸리 한 사발 마신 듯하다며
투정하시는 어머니

당신 눈가의 주름, 걸걸한 음성에
엎드려 큰 절하고 싶은 여식은
어머니의 무너진 가슴에
봄꽃 한 다발, 더 늦기 전에
당신께 안겨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 스팁]

[윤슬 그리움]
어머니, 꽃 피고 새가 우는 춘삼월이 사월로 넘어가려 합니다.
어머니, 이번 봄에는 산과 들로 나들이 가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코로나로 바깥출입이 힘드신 어머니의 투정을 들으며 쓴 글입니다.

 

윤슬 목경희 시인
윤슬 목경희 시인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2021년 한양문학 대상
▷예지문학회원, 해외문학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한양문학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 시선‘ 정회원
▷1980년 도미, 현재 미국 시카코에 거주
▷목경희·목경화 '자매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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