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 8. 안 되는 건 안 되어 기분 좋은 포기

5세기 즈음에 바다 건너 독일 땅에서 이민온 앵글로색슨(Anglo-Saxen)족은 원주민인 스콧족과 켈트족을 북쪽으로 내쫒고 잉글랜드를 이루며 살았다.
이들이 쓰던 잉글리쉬는 사용 인구수로 보면 차이니즈 스페니쉬 다음의 3위이지만 사용 국가수로 보면 1위이다.
전 세계 공용어가 되다시피 했다.
가장 출세한 언어다.

영어에서 제일 유명한 단어는 OK(Okay)이다.
예스(Yes)나 굿(Good)보다 시원한 긍정을 뜻한다.
전 세계 웬만한 어디서나 오케이는 거의 다 통한다.
그럴 정도로 잘 알려진 단어지만 사용된 역사는 일천하다.
OK의 유래나 어원에 대해 여러 설들이 분분하다.
『American Language』란 책에서는 11개나 된다.
그 중 미국 7대 대통령 잭슨(Andrew Jackson, 1767~1845)이 문서에 서명하면서 맞춤법에 서툴러 All Correct를 Oll Korrect라고 잘못 쓰면서부터라는 설이 있다.
그 이후로 OK라는 미국식 영어가 언론에 실리며 쫙 널리 퍼졌단다.
썰렁하다.

나 역시 일상에서 OK란 말을 자주 쓰는 편이다.
그저께 굿럭을 길락(吉樂)이라고 음역했듯이 오케이도 그리 하고 싶었다.
기획창의한답시고 머리를 굴렸는데 포기하고 말았다.
오개(悟開) 등 몇 개 만들긴 했는데 어색했다.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면 흉하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포기하길 잘 했다.
OK!
기분좋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인저리타임 박기철 kaciy@hanmail.net 박기철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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