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32)대단한 기술력이 만든 폐품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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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22:32 | 최종 수정 2020.05.3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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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 12. 대단한 기술력이 만든 폐품
유리(琉璃)는 산스크리트어인 바이두르야를 한자로 적은 단어다.
모래의 주성분인 이산화규소(Silica)에 석회석인 탄산칼슘 등을 섞어 고열에 녹이면 유리가 된단다.
신기하다.
옛날에 천연유리는 일곱 가지 보석 중 하나였다.
오래 전 옛날부터 인간은 인공 유리를 만들었다.
기원전 1세기 때는 대롱 불기 기술로 유리병을 만들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유리병도 모양이나 성능이 좋다.
플라스틱병도 마찬가지다.
검은 석유에서 뽑아낸 플라스틱으로 맑은 유리병처럼 만들다니 엄청난 기술이다.
유리병인지 플라스틱병인지 봐서는 구분하기 힘들다.
저리도 좋은 병을 초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니 인간의 기술력은 대단하다.
가격이 너무나도 싼 저 병들은 별 가치가 없는 폐품들이다.
저런 폐품들을 내 방에 모셔두고 있다는 게 별난 짓이다.
이제는 인간의 기획창의에 의한 기술력이 저 병들을 제조할 때처럼 발휘되어 자연상태에서 금방 분해되게 할 것인지 발휘되어야 할 때다.
하지만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 그런 비경제적 일에는 그다지 발휘되지 않을 듯하니 답답하다.
생태주의는 아직 요원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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