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25)한글 전용, 한자 무지로 인한 틀림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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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09:23 | 최종 수정 2020.05.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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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 5. 한글전용 한자무지로 인한 틀림
상인이 물건을 건네고 손님이 돈을 건네며 서로 주고받을 때는 건널 제(濟)를 써서 결제(決濟)다.
그런데 결재(決裁)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지을 재(裁)를 쓰는 결재는 회사에서 상관의 재가(裁可)를 얻을 때 쓰는 단어다.
오늘 두 번이나 연달아 제를 재라고 쓴 걸 보았다.
재수용이 아니라 제수(祭需)용 생선이다.
민사소송 재기가 아니라 제기(提起)다.
실수가 아니라 한자 무지로 인한 틀림이다.
앞으로 이런 꼴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다.
한글 전용이 대세인 세상에서 한자를 모르는 한맹(漢盲)이 강력한 주류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국어 언중(言衆)에서 미약한 비주류에 속한다.
하지만 한자 사고를 하면 머리가 좋아지며 기획창의력까지 생긴다는 사실을 여실히 체험한 바 있다.
한자 사고의 학습효과는 분명 확실하다.
한자에 관한 나의 세 번째 논문 주제다.
아무튼 한자의 의미로 낱말의 의미를 알게 되면 적어도 저런 틀림은 사라질 것이다.
다만 맞춤법이 틀려도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문제가 안될까?
뭔가 웬지 갑갑하고 답답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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