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61)아무리 뜯어보아도 알 수 없는 속

박기철 승인 2020.06.29 11:29 | 최종 수정 2020.06.29 11:36 의견 0
분해하다 산산히 조각난 칩

여섯 – 10. 아무리 뜯어 보아도 알 수 없는 속

아무래도 낚인 것 같다.
온라인으로 주문해 어제 배달받은 2테라 바이트짜리 USB는 둘 다 불량품인 것 같다.
49,900원에 두 개를 샀는데 하나는 파일 복사 중에 끊기고, 다른 하나는 복사 완료된 폴더 안에 아무 파일이 없었다.
혹시 최신식 USB에는 비밀번호라든지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기에 내가 뭘 잘못 다루어 그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리 해도 안 되었다.
달리 기획창의하여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작동이 안 되는 둘 중 하나를 저렇게 분해하여 보았다.
하도 단단하게 조립되어 있어 뻰찌(pincers)로 뽀개서 해체할 수 밖에 없었다.
안에는 역시나 보잘 게 없었다.
초고밀도집적회로(Very Large Scale Integration)로 이루어진 메모리 반도체 칩에 불량품이라는 흔적도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저 초고밀도로 집적된 저 아주 정밀한 저 속 어딘가에 초미세한 불량이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무심한 속 안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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