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15)순수한 게릴라 콘서트와 순수 사진

박기철 승인 2020.08.22 14:25 | 최종 수정 2020.08.30 16:26 의견 0
그야말로 순도 100% 게릴라 콘서트
그야말로 순도 100% 게릴라 콘서트

여덟 – 3. 순수한 게릴라 콘서트와 순수 사진

고등학교 절친들을 만나기 위해 벙개를 쳤다.
병호와 재관이가 나왔다.
종로5가 광장시장에서 생태매운탕이랑 육회를 안주로 해서 적당히 마시고 입가심으로 생맥주를 살짝 마셨다.
기분 좋게 환담하고 나오니 가느다란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병호가 제안했다.
기철이가 기타 가지고 나왔으니 여기 앉아서 노래 하나 듣고 가면 좋겠다고.

나한테는 듣기좋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제안이다.
그래서 가볍게 두 곡을 불렀다.
1967년작 The letter, 1976년작 Hotel California.
내가 기타치고 노래 부를 때 병호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재관이가 점잖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 마치 60-70년대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그 느낌을 살리려고 흑백사진으로 전환했다.
아무런 기획창의가 일절 가미되지 않는 순수사진이다.
정겨운 친구들 덕분에 되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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