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20)둥그런 마음을 가지기 위한 수행공간

박기철 승인 2020.08.27 16:33 | 최종 수정 2020.08.30 16:25 의견 0
기둥이 여덟 개인 완연한 팔각정
기둥이 여덟 개인 완연한 팔각정

여덟 – 8. 둥그런 마음을 가지기 위한 수행공간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지역에 정자가 있으니 좋다.
지붕이 팔각형인 팔각정이다.
사각정 오각정 육각정도 있지만 아무래도 팔각정 정자가 가장 완성된 정자라는 생각이 든다.
왜 팔각형으로 지었을까?
네 가지 설이 있다.
①될수록 다각적으로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하여
②원형인 하늘과 사각형 땅의 중간 모양이 팔각이라서
③주역에 나오는 팔괘를 본따서
④사각형처럼 생긴 인간 마음의 네 모서리를 다듬어 팔각으로 만들어 동그란 원형에 가깝게 수행한다는 의미로.

사지선다형 문제에선 문장이 가장 긴 게 정답일 확률이 높다는데 ④번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가장 끌린다.
정자 이름이 세진정(洗塵亭)인 팔각정이다.
내 마음 속의 먼지나 티끌을 씻어내면 더욱 온전한 기획창의가 가능할 것 같다.
이를 위해 내 마음의 모양이 동그란 원형까지는 못되더라도 저 팔각정에서 원형에 가까워지는 팔각형 모양이면 좋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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