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36)진짜 바위 주변의 가짜 바위들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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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2 12:14 | 최종 수정 2020.09.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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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 24. 진짜 바위 주변의 가짜 바위들
서울에 얼음창고(氷庫)인 동빙고와 서빙고가 있던 동빙고동과 서빙고동이 있고, 밀양에 얼음골이 있다고 들었다.
울릉군에 오니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구멍인 풍혈(風穴)이 있다.
천연 에어콘이다.
인간이 기획창의하여 만든 시원한 바람인 에어콘보다 시원했다.
저 바람 구멍 안에 대형 에어콘을 넣은 것같이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다.
화산 지형에서 생기는 조면암(粗面岩) 바위들 틈 사이로 습한 공기가 밖으로 나갈 때 따뜻한 공기와 만나게 되면 수분이 수증기로 기화하면서 주변 열을 흡수하여 냉각되는 원리다.
에어콘 원리와 똑같다.
하도 신기해서 바위들을 만져 보고 살짝 두드려 보았다.
그런데 진짜 바위가 아니다.
플라스틱으로 바위처럼 만든 인조바위다.
속이 텅텅 비었다.
저 바람 구멍에서 위에 있는 진짜 바위 하나를 빼고는 온통 가짜 바위들이다.
생화인 줄 알고 만졌는데 조화였을 때 지니는 느낌과 같다.
가짜 바위로 여기를 꾸밀 사정이 있겠지만 왠지 허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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