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31)동굴 벽 허상과 동굴 밖 이데아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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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7 16:42 | 최종 수정 2020.09.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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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 19. 동굴 벽 허상과 동굴 밖 이데아
영국 철학자인 화이트헤드(Alfred Whitehead 1861~1947)는 서양철학이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했다.
좀 과장이다.
다만 플라톤의 저작물들이 후대에 수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예로 영국 철학자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이 말한 동굴의 우상은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우화에서 따온 발상이었다.
동굴에 갇혀 사는 인간은 자기 만의 편견 선입관 고정관념을 가진다.
동굴 밖 세계로 빠져 나와야 이데아(idea)를 볼 수 있지만 동굴에 갇혀 살며 동굴벽에 비친 그림자가 진짜인 줄 안다.
플라톤(BC 428~347)이 고대 그리스에서 이데아를 논했을 엇비슷한 시기에 고대 중국에선 편작(扁鵲 BC 401~310)라는 의사와 장자(莊子 BC 369~286)가 용관규천(用管窺天)을 말했다.
좁은 대롱을 통해 하늘을 보는 좁은 소견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우물안 개구리와 비슷한 뜻이다.
온전한 기획창의를 위해서는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우물밖 개구리가 되어야 하겠다.
그렇다고 동굴 밖 세계만 진실이라 우기며 동굴 밖 작은 사실 하나에 집착해 동굴 안 현실을 깡그리 무시해서도 안 되겠다.
사실-현실-진실을 아우러야 하겠다.
나의 이런 말도 어찌 보면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한 것일까?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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