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27)결혼이 아니라 혼인을 맺은 한쌍

박기철 승인 2020.09.03 15:59 | 최종 수정 2020.09.03 16:05 의견 0
장가든 신랑과 시집간 신부
장가든 신랑과 시집간 신부

여덟 – 15. 결혼이 아니라 혼인을 맺은 한쌍

결혼은 인륜지대사다.
맞는 말일까?
틀렸다.
왜?
시집가는 것이 빠지고 장가들 혼(婚)만 있는 결혼(結婚)이라서다.
시집갈 인(姻)을 같이 쓰는 혼인(婚姻)이라 해야 맞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행위를 낱낱이 꿰어서 만든 규율이자 조항들인 민법에서도 결혼신고서라 하지 않고 혼인신고서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상언어 생활에서 결혼과 혼인의 의미를 구분하는 것은 영양가 없는 일로 치부된다.
오히려 혼인이라 하면 뭔가 옛날 말같은 청각적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자의 뜻으로 낱말의 의미를 생각하는 한자사고는 기획창의에 이롭다.
왜 장가(丈家)들 혼(婚)이라는 한자에 여(女)가 붙는지 알면 장인(丈人) 장모(丈母)라고 하는 낱말의 의미도 이해되며 왜 시집갈 인(姻)이라는 한자에도 여(女)가 붙는지 알면 시(媤)집 시(媤)부모 시(媤)누이 시(媤)동생이라는 낱말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국어의 기초이지 기본인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은 국어생활의 기초이자 기본인 기틀이 된다.
아무튼 한 쌍의 남녀가 인류지대사인 혼인을 하였으니 이제 백년지대계를 잘 세우며 길하며 형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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