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28)며칠 묵고 싶은 스토리텔링 장소

박기철 승인 2020.09.03 17:40 | 최종 수정 2020.09.04 22:34 의견 0

여덟 – 16. 며칠 묶고 싶은 스토리 텔링 장소

울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1960년대초 20대 신혼시절에 충남 예산에 있는 수덕사라는 절에 휴가를 갔다고 들었다.
수덕여관에서 묵으셨단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다.
드디어 60여년 만에 아들도 버스를 타고 수덕사에 갔다.
바로 아래 수덕여관의 모습은 상상 밖이었다.
초가집 여관이라니!

만공선사, 일엽스님, 김태신, 나혜석, 이응로, 박귀옥이라는 인물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깃든 장소다.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는 수덕사와 수덕여관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요즘 스토리 텔링 콘텐츠라는 말이 생겼는데 저 작은 초가집 여관이 스토리 텔링의 생생한 사례다.
기획창의란 앞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뒤의 과거를 보고도 하는 것이겠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뀐 수덕여관이지만 진짜 여관으로 사용된다면 저 방에서 며칠 묶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템플 스테이를 하면 좋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