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38)왕피천의 제왕이 된 듯 좋은 기분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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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4 14:42 | 최종 수정 2020.09.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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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 26. 왕피천의 제왕이 된 듯 좋은 기분
성인이 머물었다는 굴인 성유굴(聖留窟) 옆으로 왕이 피신하였다는 냇가인 왕피천(王避川)이 흐른다.
주변 식당에는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은어 튀김을 팔고 있었다.
땀 범벅이 된 더운 날 맑은 물을 보니 입수(入水)의 욕구가 이글거린다.
대충 물에 들어가 앉으니 건너 편에서 낚시꾼이 은어를 잡고 있었다.
낚시꾼이 볼 때는 날 왠 이상한 후진 놈이려니 여겼겠다.
하지만 나는 은어(銀魚)들과 함께 노니는 은자(隱者)가 되어가고 있었다.
새끼 은어들이 내 옆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나는 마치 도연명 이백 두보가 시를 읊듯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기획창의한 노랫말은 아니고 그냥 요즘 기타치고 부르며 매일 연습하는 곡이다.
♬Sultans of swing♪.
스윙 음악의 제왕처럼 나는 이 곳 은어들을 거느리는 여기 왕피천의 제왕이 된 기분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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