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41)깨진 돌들로 만든 엉성한 전시미술

박기철 승인 2020.09.17 13:09 | 최종 수정 2020.09.17 13:17 의견 0
깨진 흔적이 완연한 두 개의 둘
깨진 흔적이 완연한 두 개의 둘

여덟 – 29. 깨진 돌들로 만든 엉성한 전시미술

난 외국이든 국내든 여행을 하면 작은 돌 하나를 기념으로 가져 오는 편이다.
이번 울릉군을 포함한 경북 여행에서도 그랬다.
바닷가에 널리고 널린 돌들 중 깨진 돌 하나를 가져왔다.
더 잘 생긴 몽돌들도 많았는데 왜 하필 깨진 돌이었을까?
돌이야 결국 다 깨지는 것이겠지만 깨진 흔적이 완연한 돌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내 방에 있는 깨진 돌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돌은 주운 돌이 아니라 5,000원이나 주고 산 돌이다.
목숨(壽) 있는 돌(石)인 수석도 아니고 그냥 깨진 돌을 판매한다는 게 신기해서 샀다.
가격표를 떼지 않고 있는 이유다.

두 깨진 돌을 서로 마주 보도록 배치하였다.
뭔가 기획창의하여 전시미술(Display Art)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전문예술가들이 이런 미술을 하면 현대미술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미술계 족보도 없는 내가 이런 미술을 하면 헛발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성한 제목까지 붙여가며 후진 작품을 완성했다.
<깨진 자들의 수다>.
의미는 어떨런지 모르지만 재미는 있다.
비록 지 혼자 만의 노는 재미이겠지만 그냥 즐겁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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