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48)돌팔이 세프가 얼렁뚱땅 만든 맛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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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4 17:18 | 최종 수정 2020.09.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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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 5. 돌팔이 세프가 얼렁뚱땅 만든 맛
중고물품 가게에서 근사한 사발(沙鉢)을 3000원 주고 샀다.
중국에서 먹던 우육면 사발처럼 생겼기에 여기에 국수를 해먹고 싶었다.
이왕이면 매운 쓰촨(四川)식 국수처럼 해먹기 위해 굴소스를 넣고 얼렁뚱땅식 마라탕을 만들어 빨간 청양 고추를 띄웠다.
국수를 말아 먹으니 맛이 그럴 듯했다.
다 먹고 나니 좀더 정통 중국식 마라탕 국수처럼 해먹고 싶었다.
시장에서 상차이(香菜)로 불리는 고수를 샀다.
외국여행 하면서 역했던 고수 맛에 그런 대로 익숙해졌다.
돼지고기를 삶아 얹고 삶은 계란 노른자가 위로 오도록 놓고 푸른 고수를 넣으니 오색 국수다.
중국에서 먹던 우육면 맛과 비슷했다.
돌팔이 셰프가 대충 얼렁뚱땅 만들었지만 괜찮았다.
언제부턴가 주방장 요리사나 영어인 쿡(cook)보다 프랑스어로 근사하게 들리는 세프(chef)라고 하던데 진짜 세프는 얼마나 더 맛나고 아름답게 요리(料理)할까?
전문 마스터 요리의 세계도 역시 기획창의의 현장일 것이다.
나같은 돌팔이 대충 얼렁뚱땅 자화자찬 자칭 세프는 딱 이 정도까지가 좋다.
감히 세프 흉내라도 낼 수 없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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