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48) 음악을 복잡 오묘하게 하는 반음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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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17:23 | 최종 수정 2021.03.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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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음계는 장음계로부터 나왔다. 어느 음에서건 장음계 으뜸음의 단3도 아래 음이 같은 조표를 쓰는 관계조다. 시 미 라에 ♭이 붙는 Eb 장음계에서 단3도 아래음은 C이므로 Cm 단음계도 시 미 라에 ♭이 붙는다. 조표가 붙지 않는 C 장음계의 단3도 아래는 A이므로 Am 단음계 역시 조표가 붙지 않는다. 이 Am 단음계에서 다이아토닉 코드를 만들면 C 장음계의 다이아토닉 코드와 순서만 바뀔 뿐 똑같다. 즉 C 장음계에서 CM7 Dm7 Em7 FM7 G7 Am7 Bm7(♭5)인데, Am 단음계에서는 Am7 Bm7(♭5) CM7 Dm7 Em7 FM7 G7가 된다.
그런데 C 이외의 음들에서도 통하도록 로마숫자로 바꾸어 도수로 코드 이름을 표기하면 장음계에선ⅠM7 Ⅱm7 Ⅲm7 ⅣM7 Ⅴ7 Ⅵm7 Ⅶm7(♭5), 단음계에선 ⅠM7 Ⅱm7 ♭Ⅲm7 ⅣM7 Ⅴ7 ♭Ⅵm7 ♭Ⅶm7(♭5)이 된다. Ⅲ Ⅵ Ⅶ에 ♭이 붙었다. 3-4도와 7-8도가 반음인 장음계에 맞추어 2-3도와 5-6도가 반음인 단음계 코드를 이름짓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음은 음악이론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복잡하기에 음악은 오묘해진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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