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49) 반음 하나가 빗는 오묘한 차이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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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9 18:28 | 최종 수정 2021.03.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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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음계로부터 자연스럽게 자연 단음계가 나왔다. 이 음계 각각의 음 위로 3도씩 세 개의 음을 얹어 7th 코드가 나왔다. 그런데 음악적 차질이 생겼다. 장음계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흥얼거리면 시는 반음 위 도로 끝나야 안정된 느낌이 든다. 라시도레피파솔라를 흥얼거려도 그렇게 되야 좋은데 맨 마지막 솔과 라 사이가 반음이 아니라 온음이다. 그래서 솔이 라로 이끄는 음감이 떨어진다. 즉 이끔음(leading tone) 역할이 부족하다. 그래서 7번째 음인 솔을 반음 올린다. 그러면 화성적으로 리딩 톤이 되어 맨 마지막 라로 이끌려져서 안정된 느낌이 든다.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화성 단음계(Harmonic minor Scale)다. Ⅲ Ⅵ Ⅶ도에 ♭이 붙은 자연 단음계에서 Ⅶ도의 ♭을 없애서 반음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Ⅴ에 해당하는 다이아토닉 코드가 자연 단음계에서는 Vm7였는데 V7으로 바뀐다. 그래서 도미넌트 모션이 강한 코드가 된다. 음계에서 반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차이가 크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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