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112 - 가여운 녀석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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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5 14:13 | 최종 수정 2021.08.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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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녀석
수북한 털에 싸인 연초록 길다란 몸
아무래도 솔나방 애벌레 松蟲이같다
중학생 때 인근 산으로 동원되어
선생님 지시로 송충이 잡았었지
또래 여중생들도 괴성 내지르며
나무젓가락 벌벌 떨며 잡았더랬지
그 땐 그랬었어 왜 그랬는지 몰라
당시 무척 징그러운 놈들이었는데
오늘 요 녀석은 좀 안쓰럽네
소나무에서 수컷들끼리 大血鬪 벌이다
몸과 털이 뜯기며 패배하여 떨어졌는가
아직 꼼지락거리니 끈질긴 생명이다
손으로 집어 나뭇잎 위 놓았으니 살아날까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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