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명호의 몽설(夢說) - 휴대폰

박명호 승인 2020.08.05 13:29 | 최종 수정 2020.08.05 13:37 의견 0
ⓒ정응수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진 국민학교 동창들이 모처럼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
거제도 어느 유흥지인 것 같았다.
여자 친구들도 있었다.
유흥지라 다른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먹을거리를 접시에 담아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갔다.
그 사이 자리가 텅 비었다.
모두 어디로 갔을까?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켜려고 시작 버튼을 힘껏 눌렀다.
여전히 반응이 없다.
약간의 짜증이 났다.

휴대폰의 위 쪽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가만히 보니 폰이 아니라 리모컨이었다.
술 먹던 집의 텔레비전 리모컨이다.

<그림 = 정응수 작가>

정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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