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응수

문학수업 중이다.
아이들에게 한참 설명을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교탁 위로 눈길을 돌리니
책이 없다.

아무리 둘러봐도 방금까지 있던 책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듯 무심경하다.
이리저리 책을 찾다보니 내 바지도 벗어져 있다.
아이들 모르게 슬쩍 입으려고 바지를 찾으나 그마저 보이지 않는다.

교탁에 가까스로 가려있지만 여학생들 앞에 정말 낭패다.

<그림 = 정응수 작가>

정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