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명호의 몽설(夢說) - 나의 하렘

박명호 승인 2020.10.26 17:26 | 최종 수정 2020.10.26 17:32 의견 0
ⓒ정응수

이삼 층으로 된 낮은 집들이 들어선 단지에는
아이들이 한 가득 놀고 있다.
까르륵 까르르...

아이들은 줄넘기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즐겁게 놀고 있다.
나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그 아이들을 스치듯 지나친다.

놀이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얼굴이 무척 낯익다.
모두 내 자식들이다.
여든 명은 넘어 보이고 열 타스는 되어 보인다.
나는 대견스러워하며 그들을 스쳐 단지 내를 돌아다닌다.

그런데 아이들의 엄마들,
곧 내 아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돌고 돌아도 그녀들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상타, 이상타...

<그림 = 정응수 작가>

정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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