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명호의 몽설(夢說) - 아버지 면류관을 쓰셨다
박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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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5 17:29 | 최종 수정 2020.08.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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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면류관을 쓰셨다.
하얀 면류관 멋지다.
힘에 겨워 지게는 동생이 지고
면류관 쓰신 아버지 들로 나가신다.
논과 밭을 이젠 아버지 혼자 농사짓기 어렵네.
종달새는 높이 떠 지저귀고
흰눈 쌓인 앞산 꼭대기 눈이 부시네.
아버지 면류관 쓰셨네.
평생 벼슬도 상도 탄 일 없던
아버지 임금님처럼 면류관을 쓰셨네.
아부지, 참 대단합니더.
아버지는 그냥 미소만 지으신다.
그 모습 자세히 보려하니
할수록 아버지 얼굴 희미해진다.
나는 안타깝다.
<그림 = 정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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