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12-특집】 교통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문제점

박중록 (사)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

시민시대1 승인 2022.12.15 13:22 | 최종 수정 2022.12.17 09:32 의견 0

1. 낙동강하구는 세계 자연유산인 한국 갯벌을 대표하는 곳

부산시가 건설을 추진 중인 대저대교는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의 핵심지역을 관통한다.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낙동강하구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작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 갯벌을 대표하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을 꼽는다.

순천만갯벌은 골재채취사업 반대운동을 시민단체가 펼치는 데서 시작하여,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의 안정적인 서식환경 제공을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해 지금은 지속가능발전의 모델 도시로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순천만 이전에 한국갯벌을 대표한 곳이 새만금갯벌이었으나 세계 최장의 방조제건설과 갯벌매립의 나쁜 사례로 그 이름이 알려졌고, 새만금 이전에 한국을 대표하는 갯벌로 알려진 곳이 부산의 낙동강하구다.

낙동강하구는 김해평야와 가덕도에 이르는 넓은 면적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 따뜻한 기후조건,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지리적 이점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어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라 불리었다. 이런 연유로 자연과 철새의 가치를 전혀 모르던 1960년대에 철새도래지로 문화재보호구역에 지정되었다. 지금 남아있는 면적만도 순천만 갯벌의 3배, 우포늪의 10배가 넘고 찾아오는 철새의 종류와 수도 비교가 되지 않으며, 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9호] 외에도 습지보호지역 등 4개 법으로 정부가 중복 보호하는 한국 유일의 습지로 여전히 세계적 철새도래지로서의 위상을 자랑하는 곳이다.

낙동강하구-백조의 호수

낙동강하구가 알프스나 아프리카의 세랭게티 등과 같은 세계급 자연과 어깨를 같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이곳을 찾는 철새다. 새는 자연의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도래하는 새의 종류와 수를 통해 그 자연이 얼마나 건강한가를 알 수 있다. 낙동강하구는 개발로 인한 숱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새가 가장 안정적으로 찾아오는 곳이다.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서의 낙동강하구의 위상을 보여주는 새가 백조라는 말로 우리에게 친숙한 고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거의 대부분의 고니는 큰고니다. 큰고니는 날 수 있는 새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새에 속해 큰 비행기 마냥 이착륙에 활주로가 필요한 새다. 백조는 옛날에도 귀했지만 지금은 더욱 귀해졌다.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넓고 안정된 서식지가 무분별한 난개발로 사라져 큰고니는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전 세계에 남아있는 큰고니가 23만 마리 정도인데, 낙동강하구에 연평균 3천 마리가 넘게 도래한다. 낙동강하구가 바로 ‘백조의 호수’다. 전 세계 어느 도시도 3천 마리 백조가 찾아오는 곳은 없다.

점점 사라지는 부산의 대표 새-큰고니와 쇠제비갈매기

‘부산을 대표하는 새’하면 갈매기를 떠올린다. 대부분 항구도시의 대표 새가 갈매기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갈매기는 사철 보이는 괭이갈매기, 새우깡을 받아먹는 붉은머리갈매기 등 30종이 넘는다. 부산을 대표하는 갈매기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등재되어있는 쇠제비갈매기다. 이 새가 매년 3천여 마리가 찾아오는 도시는 부산 밖에 없다.

낙동강하구의 겨울을 대표하는 큰고니와 여름을 대표하는 쇠제비갈매기야말로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서의 낙동강하구의 위상을 보여주는 진짜 부산 대표 새다.

그런데 자연이 파괴되어 새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멸종위기종 흑기러기와 검둥오리, 검둥오리사촌 같은 새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여름을 대표하는 새 쇠제비갈매기도 2013년 이후 번식개체군이 모두 사라졌다. 작년과 올해 2~4백 마리 정도가 다시 돌아왔으나 번식지로 이용하는 모래밭이 계속 침식되고 있어 그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겨울을 대표하는 새 큰고니도 년 평균 3천 마리 대에서 1000마리 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낙동강하구-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의 상징

낙동강하구는 우리 시대의 개발 광풍이 얼마나 무자비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난개발의 현장이다. 문화재로 지정하였음에도 보호구역의 갯벌은 각 종 공단과 주거단지로 매립되었고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섰다. 보호구역의 1/4 이상이 사라졌고 육지부는 그 원형을 알기 어려운 상태가 된 지금에도 에코델타시티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등 숱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며, 대저대교 건설 사업 등 16개의 추가 교량 건설과 가덕도신공항, 제2에코델타시티 건설 등이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2.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문제점

코로나 팬데믹과 이상기후가 결국은 자연파괴 때문에 왔다. 전 세계에 온전한 야생이 3%가 채 남지 않았고, 지구에서 인간과 가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 세계 포유류와 조류의 96~99%에 이른다고 하니 코로나와 기후재난이 오지 않을 수 없고 급기야는 인류멸종을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몇 개의 보호법으로 칭칭 동여 멘 낙동강하구가 이 정도니 나머지 땅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런데도 여전히 개발계획의 폭주는 계속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금 낙동강하구에서 추진 중인 대저대교와 같은 대규모 교량건설 사업이다.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생태적 문제점-큰고니 핵심서식지 관통

대저대교는 사상구 삼락동에서 강서구의 식만분기점을 연결하는 8.24km의 도로건설 계획 중 낙동강하구의 본류 구간에 건설하려는 교량이다. 부산시가 밝힌 초기 예상사업비가 약 4천억 원이며, B/C(비용편익비율)은 2007년에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0.92가 나왔으나 2010년 1.20으로 다시 산정발표 되었으며, 2001년 엄궁대교와 함께 도시계획으로 발표되었다.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핵심 쟁점 하나는 멸종위기종 큰고니의 핵심서식지를 관통한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법 제28조 5항에는 ‘대상사업을 축소․조정하더라도 ... 사업계획의 추진으로 환경훼손 또는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현저하거나 현저하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와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대상사업의 규모․내용․시행시기 등을 재검토할 것을 ... 통보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대저대교가 큰고니의 핵심서식지를 관통하는 게 밝혀진다면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이를 감추었다. 습지와새들의친구가 2004년부터 실시한 조사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지적하고 검찰에 고발한 뒤 환경청 앞에서 거짓작성 규명 등을 촉구하며 농성을 시작하였고, 결국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으로 작성된 것이 밝혀지게 된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치며 2020년 12월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부산시, 시민행동 3자가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공동조사 협약을 체결하고, 부산시 추천 조사자 2명과 시민행동 추천 조사자 2명이 11월 말부터 2021년 3월 중순까지 60회에 이르는 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환경청에 제출하였고, 환경청은 조사 결과를 평가위원회에 전달하였다.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생물자원관 등의 국책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2021년 6월 ‘부산시의 계획노선은 멸종위기종 큰고니의 먹이터와 잠자리가 위치하는 핵심 서식지를 관통’하며 ‘큰고니의 서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핵심서식지를 우회하는 교량건설 대안이 필요’하다는 결론과 함께 1~4위까지의 대안 노선을 제시하였다.

결국 공동조사를 통해 ‘교량의 존재는 ... 큰고니의 서식지 파편화를 초래’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고, 여기에 더해 ‘큰고니가 안정적으로 서식하기 위해서는 교량 사이의 간격이 최소 4km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두 편의 학술 논문[부산대 홍석환 교수, 경상국립대 이수동 교수]이 발간되어 있기에 이 문제는 그 답이 나와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교량 수가 적다’는 부산시 주장의 허구성

또 하나의 쟁점이 교통문제다.

부산시는 서울 한강에는 다리가 많은데 부산은 적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부산의 낙동강하구 본류에는 현재 10개 교량이 있고, 서울 한강은 27개다. 단순 숫자가 아닌 인구로 따지면 한강 1개/35만여 명, 부산 1개/33만여 명으로 부산이 많다. 거기다 서울은 강남북의 인구가 비슷하나 부산 강서구는 13만여 명에 불과하다. 강서구보다 인구가 1만 정도 적은 영도구는 불과 4개 교량으로 도심과 접속되고, 강서구보다 훨씬 인구가 많고 국내 최대의 여름 피서지가 있는 해운대구는 지하철과 교외선을 모두 합쳐 불과 5개의 교통망으로 도심과 연결된다. 이에 반해 강서구는 현재의 10개 교량에 2개의 하저터널이 추가 건설되니 교량의 수는 오히려 지나치다 할 것이다.

교량의 수가 많으니 전체 교량의 1개 차로당 교통량도 서울 한강은 16,186대이나 낙동강은 12,417대로 훨씬 적다. 적은 차량이 다니니 부산시 관련 자료도 교통흐름이 안정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현재의 교통 불편은 교량 부족이 아니고 연결도로와 신호체계, 대중교통 부재 등 부산시의 수요관리 부재가 진짜 원인이다. 이런 현실을 감추고 문제를 교량부족으로만 돌리는 부산시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부산시의 교통량 관련 자료-과장 일색

시민단체가 ‘교량 수가 많다’고 지적하니 부산시는 ‘교통량 증가가 문제’라고 한다. 서부산 개발로 2020년 58만 대/일 수준인 교통량이 2025년에는 73만여 대가 되어 교통 서비스수준[LOS]이 현재의 안정된 교통흐름[D]이 불안정한 상태[E]로 바뀌기 때문에 시급히 교량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부산시의 주장대로 5년간 15만여 대가 증가할 수 있을까? 결론은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가 매년 발표하는 교통량 조사결과를 보면 인구감소 등으로 부산시 전체 교통량은 2016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고, 낙동강 횡단 교통량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 교통량은 모두 줄고 있는데 해마다 5% 이상 교통량이 증가한다니? 부산시가 제공한 교통량 산출 근거 자료를 보면 부산의 강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구에서 서울이나 경기도 등을 갈 때 낙동강 횡단교량을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정구나 해운대에서 서울을 갈 때는 낙동강 교량을 이용하지 않는다. 부산시는 교통량을 크게 부풀리고 있다.

을숙도 ‘교통량 태부족’에 ‘혈세 보전’

을숙도대교의 B/C값은 2.32로 대저대교보다 2배 가까이 경제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교통량이 예상치의 절반에 못 미쳐 2009년 개통 후 385억여 원을 운영기업에 보전해 주었다. 2017년부터는 매년 40억 원이 넘게 물어주고 있고, 이미 시민들이 도로비로 지급한 돈만도 2천억 원이 넘는다. 화명대교와 외곽순환도로의 낙동강대교도 모두 설계 교통량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다 보니 화명대교와 연결되는 산성터널도 교통량 부족으로 2020년 7억2천1백만 원, 21년 12억여 원을 보전금으로 물어주었다.

대저·엄궁·장낙대교 건설계획-‘토목회사 일거리 만들기?’

대저대교 건설계획의 문제점은 엄궁대교와 장낙대교 건설계획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모두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의 핵심지역을 파괴하고 그 건설 필요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다. 환경파괴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초기 예상 사업비만 1조 원에 달하고 그 운영에 수백억 혈세를 투입해야 할 이런 대형사업을 합리적 대화를 무시한 채 밀어부치는 공무원이 과연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복인지 아니면 토목회사의 일거리를 만드는 인지 의심치 않을 수 없다.

3.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해선 안 돼-“낙동강하구를 세계급 자연기반 관광지로”

더 이상의 자연파괴는 파멸임을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안다. 그래서 부산시 역시 ‘2030세계박람회의 주 표어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이고 1 부제가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아닌가?

그럼에도 부산시는 이율배반적으로 이미 27개의 각종 교량이 있는 낙동강하구 일원에서 다시 16개의 추가교량과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밀어부치고 있다. 16개 교량이 모두 건설되면 낙동강하구는 교량으로 조각조각 파편화되어 더는 보호구역으로서 기능할 수 없다. 보름 동안 치러지는 올림픽 대신 분달[Boondal]습지 보전을 위해 올림픽 유치를 포기한 호주의 브리즈번시를 들지 않더라도, 대전환을 외치며 한편으로는 개발계획을 밀어부치는 것은 세계인을 기만하는 일이다.

대저대교 엄궁대교가 발표된 2001년과는 도시의 제반 여건이 크게 바뀌었다.

당시 목표로 했던 본류 10개 교량건설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 2020년 400만 명을 예상한 인구는 급감해 2034년에는 300만 명 이하, 2050년에는 250만 명 정도 또 떨어진다. 초고령인구가 거의 절반에 이르며, 교통량 역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바뀐 여건을 반영해 교량건설 계획을 조정하자.

핵심 철새도래지를 관통하는 대엄장대교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환경청의 대안을 수용하여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최적대안노선을 선정하여야 한다. 절약된 예산으로 하단녹산선을 조기에 건설하고, 시내도로이면서도 요금을 내고있는 가락IC와 감전IC간 무료도로를 확보하고, 기존교량의 확대와 연결로 개선을 추진하자. 녹산․신호공단과 신항 출퇴근자를 위해 버스전용차로와 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출퇴근전용 공영버스 운영 등 대중교통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낙동강하구는 ‘부산의 미래 먹거리’

낙동강하구의 대자연은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급 자연유산이다. 발상을 바꾸면 세계 최고급 자연기반 관광지로 만드는데 필요한 온갖 인프라가 다 갖추어진 곳이다. 아미산과 을숙도, 가덕도와 진우도, 맥도․대저․삼락생태공원, 신호갯벌 하나하나가 순천만이나 우포늪과 맞먹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부산시가 지금의 난개발 계획을 철회하고 자연을 현명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한다면, 세계인의 발길을 부산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낙동강하구는 부산을 먹여 살리는 황금알을 낳는 땅이 될 것이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은 지금, 바로 여기, 낙동강하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박중록 위원장

◇박 중 록 :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집행위원장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추진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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