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6) - 밝고 아름다운 여고생

소락 승인 2021.01.18 16:55 | 최종 수정 2021.03.24 16:28 의견 0
여고 시절 울 엄마. 왼쪽 사진의 왼쪽, 가운데 사진 오른쪽이 엄마.

참혹했던 6․25 한국전쟁을 겪고 엄마는 여고생이 되었다. 전란 중에 왕십리와 덕정리를 오가며 먹고 살기 위해 모질고 고된 여중생 시절을 지냈어도 여고생이 된 엄마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났다. 미모가 거의 김태희급이다. 공부를 김태희처럼 잘 하셨을까? 엄마의 증언에 의하면 공부를 잘 못했다고 하신다. 공부를 잘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쟁 중 중학생이었을 때 공부를 할 시간도 없었고 그냥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억척스럽게 사셨을 테니까. 그런 와중에도 공부를 잘 하는 엄마 친구들이 있었다고 하니 그 분들은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이다.

엄마가 다닌 고등학교는 창덕여자중학교에 이어 창덕여자고등학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창덕여고 학생들은 유난히 이뻤던 것으로 기억난다. 특히 빵떡모자를 쓴 아리따운 모습은 시커먼 남학생들의 로망이었다. 남학생을 설레게 했던 그 미모의 오랜 선배가 바로 엄마이시다. 특히 엄마는 사진 속에서 밝게 웃고 계시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놓고 활짝 웃고 계신 여고생 엄마의 성품도 역시 맑고 밝으셨을 것이다.

<소락>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