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한기 사진가의 '와일드 지리산 1000일' (6)당당한 지리산 멧돼지

백한기 승인 2018.08.23 09:23 | 최종 수정 2018.10.02 19:51 의견 0
지리산 멧돼지.
"내 구역에 왜 왔어?"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자락에서 유유히 먹이활동을 하다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당당한 체구의 멧돼지. 당장이라도 대지를 박차고 달려들거나 아니면 쏜살같이 내달을 태세를 갖춘 멧돼지의 모습에서 카리스마까지 느껴진다. [사진=백한기 사진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자락에서 유유히 먹이활동을 하는 멧돼지를 포착했다. 작은 카메라의 움직임에 대지를 박차고 공격하거나 도망갈 태세를 갖춘 멧돼지의 모습에서는 카리스마까지 느껴진다.

야생의 세계는 이미 멧돼지의 세상이 돼버렸다. 현재 국내 산천에서 멧돼지를 공격할 수 있는 맹수는 거의 없다. 천적이 사라진 이 땅에서 이제 멧돼지는 천하무적이다. 이건 역설적이게도 멧돼지에게 불행을 초래했다. 생태계 내에서 개체 수가 조절되지 않고 급속하게 늘어났고 반대로 먹이는 부족해졌다. 종족 번식이 곧 자기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멧돼지들의 비극인 것이다. 

<사진가>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