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돈이로구나 잘난 사람도 못나게 하고 못난 사람도 잘나게 하는 돈 돈 돈 돈 봐라 돈’.
평안도 민요 ‘돈타령’ 가사의 일부이다. ‘돈 봐라 돈 좋다 돈 좋다 돈 봐라 잘난 사람은 더 잘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맹상군의 수레바퀴처럼 둥글둥글 생긴 돈 생사지권을 가진 돈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놈의 돈아 아나 돈아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느냐 얼씨구나 돈 봐라 돈 돈 돈 돈 좋다 돈 봐라’. 판소리 흥보가에 나오는 ‘돈타령’이다.
돈 때문에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펼치는데 엄청난 제약을 받고 있다. 돈이 원수인 경우도 많다. 그런데 ‘착한 돈’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까? 부산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담은 사업을 지원하는 ‘부산형 사회적은행’을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지난 2월 25일 지역혁신사랑방 와지트(상임대표 임재택 부산대 명예교수)의 월례회에서 이동환 부산사회적경제네트워크 본부장은 ‘부산지역 사회적 생태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부산의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기업(199개, 고용인원 2,462명), 마을기업(75개, 인원 1,183명), 협동조합(739개, 인원 1,697명) 등 총 1,112개 기업, 총 5,730명이 일하는데 근로자 평균임금이 전국 평균의 74.7%, 평균노동생산성이 62.9% 수준으로 활동성, 운영성과, 임금수준 면에서 실제 활동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사회적경제예산도 부산시의 경우 107억 원으로 서울시의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 부산시의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은 중앙정부의 사업 또는 매칭사업이 대부분으로 독자적인 정책사업이 상당히 부족하다. 민관협력거버넌스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고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들 간의 네트워크가 설립돼 있으나 활동성과는 미약하다. 그 중 상근인력의 부재, 부산시와의 정책파트너 역할이 미미하며 특히 도시재생․항만도시․고령화 등 부산지역 특성과 연계한 특화사업, 지역화사업이 거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재양성, 판로 조성, 사회적금융 구축, 경영지원, 협동사업 등 핵심자원의 공유시스템 구축이 중요하고, 민관거버넌스로 지역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사업의 공동생산 및 실행, 그리고 사회적경제기업의 주기별 수요에 맞추는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할 사회적금융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허화 부산대 명예교수는 부산시가 주도가 돼 부산은행 IBK기업은행 한국거래소 등 문현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주기관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사회적금융에 적극 참여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광호 전 부산민주공원 관장은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한 사회적경제지원재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지난 12일 (사)부산사회적경제유통상사가 발족됐다. 부산시가 5000만원을 지원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공공, 민간(백화점, 마트 등)에 판매하는 사회적경제전문 유통기구이지만 시의 지원 규모가 크지는 않다. 국가 차원에서는 지난 1월 23일 (재)사회가치연대기금이 발족돼 사회적경제조직에 출자, 대출하는 기구를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해 부산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의 실질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필자도 2016년 11월에 부산경실련 창립 25주년 및 ㈔시민대안정책연구소 창립을 기념해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부산형 사회연대은행 창립의 필요성과 방향’이란 주제 발제자로 나서 가칭 ‘부산마중물은행’을 제안(부산일보, 2016.11.2)한 바 있으나 그 뒤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금융의 대표 격인 사회연대은행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사회연대은행(이사장 김성수)은 2004년 돈이 아니라 연대(蓮帶)를 저축하고, 이자가 아니라 연대정신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발족해 사회적금융 활동을 펴오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창업기획에서부터 경영 기술자문, 판로개척 등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자활의지를 북돋우고, 사회혁신을 함께 이뤄가고 있다. 그간의 노력으로 영세 자영업 2,500여개소와 어려운 대학생 4,000여 명을 지원했으며 사회혁신가 및 사회적경제조직 1,000여개소를 도왔다. 사회연대은행은 사회적금융 시스템 도입과 대안신용평가모델 구축을 통해 사회적금융의 역할도 수행해왔는데 그동안 금융지원의 경우 창업자금에 2358건 461억5200만 원, 사회적경제조직 자금에 260건 138억8800만 원을 지원했다.
사회연대은행이 2006년 서울신용보증재단, 신한은행과 함께 한 ‘저소득층 창업 및 자활지원 특례보증 사업’은 벤치마킹할 만하다. 사회연대은행의 심사를 거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자활특례보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한은행이 창업자금을 대출해주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담보나 신용기록이 없는 저소득층도 신용보증제도를 활용해 소액 창업자금을 시중은행에서 빌릴 수 있었다. 이 사업을 통해 창업의 꿈을 이룬 무지개가게는 24곳, 총3억9700만 원이 지원되었다. 1인당 지원규모는 최대 2000만 원이었다. 이러한 사업에 힘입어 사회연대은행은 2008년부터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에 지원하는 ‘사회적금융(social finanace)’을 시행하고 사회적 기업가 발굴 및 지원시스템 개발, 새로운 금융기법 활용 등을 위해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밖에도 지역에 따라 사회적금융이 실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람을 살리는 착한 은행’ 주빌리은행이다. 주빌리은행(은행장 유종일)은 돈을 버는 은행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은행임을 강조하며 2015년 8월 출범했다. 은행법에 근거해 설립된 은행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를 묻는 사회운동으로 우리나라가 빚 때문에 사람이 죽어야 하는 비정하고 가혹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라고 한다.
주빌리은행은 사단법인 희망살림이 미국의 시민단체인 ‘Occupy Wall Street(월가를 점령하라)’의 롤링주빌리 프로젝트–장기연체채권을 금융사들이 2차 채권시장에 헐값으로 매각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시작한 운동-에 영감을 얻어 시작됐다고 한다. 2014년 4월, 1차 채권소각을 시작으로 2018년 11월 45차 소각까지 총 5만615명이 빚을 탕감 받았다. 지금까지 소각한 채권 원리금만 약 8,002억 원, 부실채권 매입금액이 약 3억9600만 원으로 불법추심에 시달리던 장기 연체자들이 빚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2014년 7월 제2차 채권소각부터 시민단체, 종교계가 합류하고, 지자체 특히 성남시가 관심을 가지면서 범사회 연대운동으로 발전해 왔다. 성남시는 성남시금융복지상담센터를 설립해 채무자 및 일반시민들이 상담을 통해 채무조정, 재무상담, 복지연계를 통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2015년 8월 주빌리은행이 출범하면서 장기 연체된 부실채권을 직접 매입하여 보다 많은 채무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빚 탕감 운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엔 장발장은행도 있다. 벌금미납으로 교도소에 갇히는 이 시대 장발장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2015년 2월 설립됐다. 2015년 한 해 동안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한 이들도 아닌데 돈이 없어서 교도소에 갇힌 사람이 4만7,855명이었다. 장발장은행은 당초 벌금형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13년 출범한 ‘43199위원회’가 발전된 형태로 43199는 2009년 노역장 유치건수(4만3199건)를 의미한다. 장발장은행은 2018년 12월 현재 모두 53차례 대출심사를 해 626명에게 총 11억7천303만7000원을 대출해줬다. 310명이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으며 100명이 대출금 전액을 상환했다. 총 상환금이 2억8천29만7000원이다(연합뉴스, 2018.12.29).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7인으로 대출심사위를 구성하는데 신청자대비 대출비중은 15% 정도라고 한다. 소년소녀가장이나 미성년자, 기초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이 우선 심사대상이지만 음주운전·성범죄·대포통장 관련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모두 신용조회 없이, 무담보,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다.
눈을 국외로 돌려보면 선진국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사회적은행이 생겨 이제는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있다. 사회적은행이 생겨난 가장 큰 이유는 ‘나쁜 돈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은행에 저금한 돈의 일부가 전쟁자금으로 쓰여 죄 없는 어린이를 죽이기도 하고, 잘못된 국책사업에 흘러가 멀쩡한 강산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쁜 돈’이 아닌 ‘착한 돈’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 선진국에서 사회적은행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사회적은행을 ‘윤리은행’이라고도 한다. 세계 주요 사회적은행으로는 트리오도스은행(네덜란드), ASN은행(네덜란드), GLS은행(독일), 뱅크에티카(이탈리아), 콜레보라티브은행(영국), 자선은행(영국), 대안은행(스위스), 에코은행(스웨덴), 뉴리소스은행(미국), 그라민은행(방글라데시), NPO은행(일본) 등 다양하다.
이러한 사회적은행의 활동은 ‘사회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를 실현하는 것이기도 한데 ‘무기산업이나 원자력발전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환경과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나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방침을 가진 투자펀드도 많다. 네덜란드의 5대 은행에 들어가는 트리오도스은행(ToriodosBank)은 1980년 설립된 윤리은행으로 네덜란드는 물론 벨기에, 독일, 영국, 스페인에도 지점을 갖고 있는데 ‘사용처 지정형’ 계좌가 있어 클러스트폭탄, 지뢰, 핵무기, 우라늄 무기 등 4대 무기 제조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에 공정무역, 유기농가, 창조적 문화예술단체, 재생가능에너지 프로젝트,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한다. 2005년 말 현재 총자산규모가 14억4,500만 달러이며 토리오도스은행은 최초로 ‘그린펀드(Green Fund)’를 출시해 친환경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12년 말 현재 이 은행에는 약 40만 명의 예금자가 가입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러한 환경보전형 예금 및 투자 등 ‘사용처 지정형’ 계좌에 대해서는 세제 우대를 하고 있다.
독일의 GLS은행은 1974년에 설립됐다. 주로 문화, 사회, 환경벤처에 자금을 빌려주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한 협동조합 형태의 은행으로 GLS(Gemeinschaftsbank für Leihen und Schenken)는 영어로 ‘Community bank for loans and gifts(대출과 기부를 위한 지역은행)’이다. 총 자산규모는 2006년 말 현재 6억4,500만 유로에서, 2008년 10억1,300만 유로, 2010년 말에는 18억4700만 유로로 증가했다. 2010년에 18,000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으며 2011년 2월 GLS는 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인 37% 성장을 기록했다. 2016년 12월 현재 46,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NPO은행은 지역주민들의 생활자금을 저리대출하는 은행으로 1994년 ‘미래은행 사업조합’이 도쿄에 설립했다. 이후 가나가와, 홋카이도, 나가노 등 일본 곳곳에 NPO은행이 설립돼 현재 20여 곳에 이른다. NPO은행은 은행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을 취급할 수 없기에 출자금 및 기부금을 조달하는 형태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어떤 NPO은행도 원금 보장을 하지 않으며 출자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특수한 구조이다. 규모는 작지만 주로 NPO나 환경주택건설사업 등에 융자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2005년 3월 ‘계좌를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3억 엔의 에코저금 실천!’이란 캠페인을 전개해 5개월 만에 목표액을 모금했으며, 2007년 5월 현재 약 1,000명이 총액 5억5000만 엔을 모금했다.
이러한 사회적은행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사회적은행이 글로벌 메가은행(대규모 은행)을 재무실적 면에서 능가하고 있다는 자료도 있다. 2007년부터 2010년의 4년간을 볼 때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져, 특히 리먼쇼크, 유럽채무위기와 국제적인 금융위기가 잇달아 표면화된 금융 격동기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으나 사회적은행이 대규모 은행보다도 전체적으로 좋은 성적으로 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령 대규모 은행은 서브프라임 문제를 필두로 해 받아들인 증권화상품이 불량채권이 됨으로써 자금공급력(대출/자금비율)이 4년간 1.36% 하락한데 비해 사회적은행은 단순평균으로 0.18% 정도 감소하고 가중평균으로는 2.29%나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대출/자산비율 자체는 총 70% 전후(가중평균으로는 72.71%)로 대규모 은행(37.25%)의 배 정도로 그만큼 사회적은행의 자산효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은행은 ‘돈의 행방’을 보이게 함으로써 투융자에 대한 예금자 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금융의 연결이 절실히 요구된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금융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 이런 차원에서 나는 부산형 사회연대은행과 같은 사회적은행으로서 ‘부산마중물은행(가칭)’의 설립을 제안한다.
첫째, 부산마중물은행의 목적과 주 사업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부산지역 사회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명칭도 부산마중물은행, 부산시민행복은행, 부산두레박은행, 부산시민연대은행 등 어떤 것이 적절할까? 명칭은 목적사업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주된 사업으로 종래의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이 타당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영세 소상공인, 대학생 부채, 단전단수세대, 청년창업, 베이비부머창업,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복지프로그램 지원 등 어떤 사업이 절실하고 또한 가능한가? 사회적 약자만 지원할 것인가? 일반시민의 긴급 생활자금대출도 가능하게 할 것인가? 단계적으로 사업을 얼마나 확대 또는 집중할 수 있을 것인가? 등 부산지역사회의 요구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에 따라 어떤 사회적은행을 만들 것인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재원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초기 재원이 얼마나 필요한가? 연 예산규모는 얼마나 될까? 초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금을 이끌어낼 것인가? 그리고 펀드도 함께 할 것인가? 재능기부은행 또는 생활품앗이, 렛츠, 지역화폐 형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인가?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특히 저소득창업 보증사업과 관련해서는 부산신용보증재단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부산신용보증재단은 1997년 6월 설립 이래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담보력이 부족한 부산 소재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사업자금 조달에 필요한 담보를 제공하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6년 말까지 총 42만8000여개 업체, 8조8000억 원에 이르는 보증을 지원해왔다. 부산지역 사회적경제기업 및 시민사회가 부산시를 적극 추동해서 부산은행을 비롯해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한 금융관련 기업이나 공공기관 나아가 스포원과 같은 부산시 공기업이 자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기금을 출연해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부산은행을 비롯한 각종 은행의 경우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특정 목적형 계좌’ 개설을 통해 지역은행과 지역사회의 ‘윈윈’의 사회공헌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기부로 확산할 필요도 있다. 가령 부산시와 협력해 시민이 부산마중물은행에 100만 원의 재원 기부를 한다면 부산시와 회원사와 연계해 110만 원의 효용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누가 조직운영을 할 것인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재원을 출연하는 기관이 직접 운영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후원만 할 것인지? 이사장, 대표 등 어떤 사람을 내세울 것인가? 조직의 대표자는 저명성, 도덕성, 경영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사회를 어떻게 꾸리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총괄, 회계, 기획홍보, 소액대출사업, 교육사업 등 최소한의 적정인력을 몇 명으로 잡을 것인가? 시민참여, 특히 자원봉사자를 어떻게 모집하고 활용할 것인가? 기존의 틀에서 좀 더 벗어난 참신한 아이디어, 재미있는 조직운영, 투명성, 홍보 파급효과가 있어야 할 것인데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산마중물은행을 만드는데 부산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은행이야말로 특히 청년이나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만들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왜, 어떻게, 누가 이러한 사회적은행을 필요로 하는지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부산이 산다.
<경성대 교수·환경경제학자, 소셜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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