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8) - 능히 세속을 벗어난다면 틀림없는 기인이지만 세상과의 인연을 끊은 자는 다만 괴팍(乖愎)한 사람일 뿐이다

허섭 승인 2021.06.17 10:23 | 최종 수정 2021.06.18 12:26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출처 : 인저리타임(http://www.injurytime.kr)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68 - 능히 세속을 벗어난다면 틀림없는 기인이지만 세상과의 인연을 끊은 자는 다만 괴팍(乖愎)한 사람일 뿐이다.

능히 세속을 벗어나면 이 곧 기인(奇人)이지만
짐짓 일부러 기이(奇異)함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은 못 되고 괴이(怪異)한 사람일 뿐이다.

세상의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이 곧 청렴(淸廉)한 사람이지만
세상과 인연을 끊고 맑음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사람은 못 되고 과격(過激)한 사람일 뿐이다.

  • 脫俗(탈속) : 세속을 벗어남.
  • 便是(변시) : 곧 ~이다.
  • 奇(기) : 기행(奇行)을 일삼는 기인(奇人).
  • 作意(작의) : 뜻을 지어, 일부러, 짐짓, 애써.
  • 尙奇(상기) : 기이(奇異)함을 숭상(崇尙)함.
  • 不爲(불위) A 爲(위) B : A가 되지 못하고 B가 되다, A가 아니라 B일 뿐이다.
  • 異(이) : 이상(異常)한 사람. 
  • * 기인(奇人)이 기행(奇行)을 함에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음과 달리, 이는 그저 남들과 달리 행동하고자 하는 병적인 습벽(習癖)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기인(奇人)과 굳이 구분하자면 괴인(怪人)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合汚(합오) : 세상의 혼탁(混濁)함과 어울림. 더러움에 물듦.
  • 淸(청) : 청렴결백(淸廉潔白)한 사람.
  • 絶俗(절속) : 세상과 인연을 끊음.
  • 激(격) : 과격(過激)한 사람.   
  • * 결국 맑지 못하니  ‘청인(淸人)’ 의 반대말인 ‘탁인(濁人)’ 이라 해도 될 것이다.
  • * 불가(佛家)의 선방(禪房)에서는 좋은 의미로 이런 스님을 ‘괴각(乖角)’ 이라 부른다. 말하자면 ‘엉덩이에 뿔 난 스님’ 인 것이다.
  • * 괴팍하다 : 붙임성 없이 까다롭고 별나다
  • 어원적으로 한자어인 ‘괴퍅하다(乖愎--)이다. 표준어 규정 제2절 제10항의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조항에 따라 ‘퍅’ 이 ‘팍’으로 단순화된 ‘괴팍하다’ 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게 되었다. 다만 ‘괴팍하다(乖愎--)’ 의 한자어 ‘愎’ 의 원음은 여전히 ‘강퍅할 퍅’ 으로 읽는다.
168 정조(正祖大王 조선 1752~1800) 국화도(菊花圖) 84.6+51.4 동국대학교박물관 보물 744호  파초도(芭蕉圖) 84.6+51.6 동국대학교박물관 보물 743호
정조(正祖大王, 조선, 1752~1800) - 국화도(菊花圖)(왼쪽)와 파초도(芭蕉圖)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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