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6) - 영원히 빛나는 밝은 지혜를 향해 불퇴전(不退轉)의 수레바퀴를 굴려야 하리

허섭 승인 2021.06.15 12:09 | 최종 수정 2021.06.16 17:17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66 - 영원히 빛나는 밝은 지혜를 향해 불퇴전(不退轉)의 수레바퀴를 굴려야 하리.

즉흥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일은 시작하자마자 곧 멈추게 되니
어찌 불퇴전(不退轉)의 수레바퀴가 될 수 있으리오.

알음알이를 쫓아 깨달음은 깨달았는가 하면 곧 미혹에 빠지니
끝내 영원히 빛나는 밝은 지혜는 되지 못한다.

  • 憑(빙) : 의지하다, 빙자(憑藉)하다. 
  • 意興(의흥) : 뜻이 일어남, 마음이 내킴. 즉 즉흥(卽興)적으로 어떤 것을 하고자 하는 것을 말함.
  • 隨作則隨止(수작즉수지) : 시작하자마자 곧 멈추게 됨.
  • 豈(기) : 어찌.
  • 不退之輪(불퇴지륜) : 뒤로 물러나지 않고 앞으로만 가는 수레바퀴.
  • *『법화경(法華經)』의 ‘불퇴전법륜(不退轉法輪)’ 에서 나온 말이다.
  • 情識(정식) : 감정(정감)으로 얻은 일시적인 지식.
  • 解悟(해오) : 도를 깨달음.  * ‘도리를 깨달아 안다’ 라는 불교 용어로 이는 아직 ‘알음알이’ 를 벗어나지 못하였기에 완전한 깨달음(證悟)에는 이르지 못한 초견성(初見性)으로 간주한다.
  • 有悟則有迷(유오즉유미) : 깨닫자마자 곧 미혹(迷惑)에 빠짐. 즉 진정한 깨달음이 아님을 말함.
  • 終(종) : 결국, 끝내.
  • 常明之燈(상명지등) : 영원히 빛나는 밝은 지혜를 말함.
  • * 이 또한『법화경(法華經)』에서 나온 말이다.
166 조속(趙涑 조선 1595~1688) 고매서작(古梅瑞鵲) 100+55.5 간송미술관
166 조속(趙涑 조선 1595~1688) 고매서작(古梅瑞鵲) 100+55.5 간송미술관

◈ 오늘 다시 새겨듣는 법륜 스님의 법문 두 편

< 수행자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 >

“오늘은 정토회 제1차 만일결사 중 제9차 천일결사, 다섯 번째 대의원 회의가 열리는 날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정토회는 이 땅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전파해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자유와 행복은 욕망의 충족에서 오는 기분 좋음을 행복으로 삼는 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로워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능력 있는 자에게 의지하고 기대고 빌어서 그 욕망을 충족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종교인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나친 욕망이 나와 남을 해치고 괴롭히는 근본 원인임을 알아 그런 욕망을 내려놓고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나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함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가고자 합니다.

이 길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까지도,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옆 마을까지도, 우리 고장뿐만 아니라 옆 고장까지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들까지도,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뭇 생명까지도, 나아가 생명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들까지 함께 더불어 청정할 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길을 가는 수행자들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뭇 중생, 뭇 존재들이 함께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것이고, 그 목표를 위해 원(願)을 세우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정토회가 설립된 것은 혼란스러운 세상에 조금이나마 지혜 있는 자들이 중생을 위해 헌신함으로써 중생에게 복전(福田 복을 낳게 하는 밭)이 되고자 함입니다. 이러한 일은 세상에서 우리가 처음 하는 일도 아니고, 이미 역사 속에서 부처님 이래로 많은 보살들이 시도를 했고 어느 정도 실현도 한 길입니다.

원(願)을 세워 한 생애를 집중해서 인류를 새로운 세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자 하는데, 아직 그 결과가 성공적일지 아닐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스스로 바라볼 때 우리가 바른 원(願)을 세우고 바른 방향으로 가려하고, 또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잘못 나아가고 있거나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늘 개인과 우리가 속한 단체에 대해 살펴서 부족한 점은 채우고 개선할 점은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이 길을 가는 데에는 예측하지 못한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해서 과보를 받는 일도 있겠지만, 우리의 잘못과 무관하게 세상의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또 고난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지치거나 원망하거나 물러서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보다 더 수승하고 공덕이 있는 부처님과 부처님 당시의 수행 대중들도 늘 그러한 어려움들을 겪었고, 그 어려움들을 헤쳐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어려움만 생각하면서 ‘어렵다, 힘들다’ 고 말하는 것은 수행자의 근본 입장도, 올바른 자세도 아닙니다. 어려움은 늘 찾아오기 마련이고, 수행자는 그러한 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그 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하고 그래서 그 장애를 뛰어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만약 실패하면 그 원인을 살펴서 더 좋은 방법을 찾고 더 힘을 쏟아서 두 번째 도전할 때에는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실패하게 되면 또 다시 원인을 살피고 도전해서 부족한 점을 극복해냅니다. 이것이 바로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不退轉)의 신심(信心), 불퇴전의 정진(精進)’ 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옛 사람들이 겪은 어려움에 기준을 두고 본다면 아주 좋은 세상입니다. 먹는 것이 부족해서 겪는 어려움이 거의 없고, 입는 것이나 자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거의 없어진 세상입니다. 옛 사람들이 꿈으로 생각하던 기와집에 살고 쇠고기 국에 흰 쌀밥을 먹는 삶은 이미 가난하다고 일컬어지는 사람들도 이룬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사람들은 옛 사람들 못지않게 괴로워합니다. 어쩌면 옛날 사람들보다 더 괴로워하고, 더 외로워하고, 갈등, 분노, 절망이 더하고, 자살이 더 많은지도 모릅니다. 이는 먹는 문제, 입는 문제, 자는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혹은 조금 더 편리한 운반수단이나 조금 더 편리한 전자기계를 갖는다고 해서 사람의 고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까지도 ‘지금보다 조금 더 잘 먹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잘 입으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전자기계를 가지면 지금보다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혹은 줄여서 『법화경(法華經)』으로 불리는 경전을 보면 부처님께서 일체 중생은 본래 모든 것을 갖춘 구족한 존재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욕망을 놓아버리면 걸릴 것이 없고,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부처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욕망과 무지에 사로잡혀 마치 불난 집에서 아우성을 치듯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본래 구족한 존재이고 이 세상은 본래 괴로울 일이 없는 세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뭇 중생들이 그것을 깨닫거나 믿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친히 이 세상에 몸을 나투어 중생으로 태어나 욕망을 갖고 괴로워하며 살아가다가 그 길이 아님을 깨닫고 그 길을 버림으로 인해 열반과 해탈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해서 중생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생은 ‘그건 부처님이니까 가능하지 우리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하고 물러나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그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가르침도 열어주셨습니다. 하나하나 차근히, 아주 쉽고 분명하고 조리 있게 설하시고, 직접 행(行)으로 보여주시고, 그 모범을 상가(Sangha, 승가僧迦)를 구성해서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 주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갔고, 마침내 무사안온(無事安穩)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이 그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직접 행하고 설하신 것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한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입니다.

이것은 『법화경(法華經)』 서분(序分)에 나오는 이야기로, 요약하면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한 일대사 인연은 여래지견(如來知見)을 열고, 보여주고, 깨닫게 하고, 들게 하심’ 입니다. 이를 ‘열고, 보여주고, 깨닫게 하고, 들게 하시는 바’ 를 한문으로 ‘개시오입(開示悟入)’ 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지금 여래께서 열고 보여주고 깨닫게 하고 들게 하신 그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정법이 훼손된 이 세상에 우리가 다시 바른 법을 세워보고자, ‘우리 생의 30년을 집중한다면 작은 모델이라도 하나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하고 원(願)을 세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토회가 그 모델이 될 수 있고, 세계적으로는 대한민국이 그 모델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원(願)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만일결사가 어느 덧 9차 천일결사에 이르렀고, 그 중 어느덧 1년이 지나 두 번째 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일결사의 회향일이 다가올수록,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 탓인지 우리가 세운 원(願)에 이르는 길을 아직 멀고, 그래서 지난 경험을 살려서 더 부지런히 정진해야할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커다란 방향을 어떻게 잡고, 또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지난 1년의 사업을 면밀히 평가해보고, 좋은 점은 계승해서 확산시키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서 보충하고, 잘못된 점을 수정해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올해 계획을 세우기 위한 시간입니다.”

                   - 2018년 2월 25일 문경에서 열린 제5차 전국대의원회의에서
* 開示悟入(개시오입)
석가가 이 세상에 출현한 근본적인 목적 4가지를 제자 사리불(舍利弗)에게 설명한 내용.

《법화경(法華經)》 방편품(方便品)에 나온다. ① 개(開)는 즉 개제(開除)로서 중생이 미망(迷妄)을 깨뜨리고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보게 되는 것이다. ② 시(示)는 즉 현시(顯示)로서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지혜가 생겨 우주의 만덕(萬德)이 밝히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③ 오(悟)는 즉 각오로서 우주의 본체[事理] 그대로가 현상이며, 현상 그대로가 본체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④ 입(入)은 즉 증입(證入)으로서 진리인 그대로의 본체에 증입하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 『두산백과사전』에서 재인용

< 불만을 내려놓는 법 >

불만스럽다는 말은 ‘자기 뜻대로 안 된다’, ‘자기 맘대로 안 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세상은 제 맘대로 안되는 게 정상이에요.

( 예를 들어 여기 멋있는 남자가 있어서 열 여자가 다 이 남자하고 결혼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 열 여자가 바라는 대로 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하는 걸까요.

또 대통령 선거에 서른 명이 후보로 나서서 저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모두 원하는 대로 대통령이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나라가 망하겠죠.

여러분들 모두 일은 조금해도 돈은 많이 벌어서 마음껏 쓰면서 살고 싶지 않나요? 만약 모두의 뜻대로 된다면 세상은 뒤죽박죽이 되지 않겠어요.

또 한국에 사는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식을 서울대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지 않나요. 
그게 모두 이뤄진다면 서울대학교는 어찌되고 나머지 대학들은 또 어찌 되겠어요.

그러니까 세상이 제 뜻대로 되면 안돼요. 제 뜻대로 안 되니까 세상이 이 만큼이라도 굴러가는 거예요. ) 

세상이 제 뜻대로 되면 안돼요. 제 뜻대로 안 되니까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굴러가는 거예요.

부처님께 빌고 하나님께 빌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은 세상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리는 말이에요. 그렇게 거짓말하고 사기 치면 안 됩니다.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지면 세상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됩니다. 사실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대부분이에요.
 
왜 그럴까요. 그래야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돌아가거든요.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러면 내 뜻대로 안 되어도 괴롭지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뜻대로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괴로워하는 거예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뜻대로 안 되어도 괴롭지가 않아요. 괴롭지 않은 상태에서 내 뜻대로 하고 싶으면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어요. 다만 그렇게 할 뿐이지요.
 
저는 뭐든지 제 뜻대로 하려고 노력하지만, 제 뜻대로 안 된다고 괴로워하지는 않습니다. 괴로워하지 않으니까 제 뜻대로 안 되어도 열 번이고 스무 번, 서른 번, 마흔 번, 백 번씩 할 수 있습니다. 제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니까 꾸준히 할 수 있는 거예요. ‘불퇴전(不退轉)의 신심(信心)’ 은 결심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할 뿐이에요. 자기가 옳다 싶으면 하면 돼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입니다. 그러니 내 뜻대로 안 된다고 괴로워할 일은 없어요. 이 도리만 알아버리면 간단해요. 불만스러운 마음은 내 뜻대로 돼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일어납니다. 저도 가끔 여러분들 질문을 보면서 ‘쓸 데 없는 질문하고 있다’, ‘아까 설명했는데 또 엉뚱하게 질문한다’ 이런 불만을 가집니다. 이것은 내가 가르치면 금방 알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 쓸데없다는 생각은 누구 생각입니까. 제 생각이지요. 그 사람은 그 나름대로 진지하게 질문한 거예요.
 
그러니 불만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내려놓느냐고 묻지 말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기 이전으로 돌아가서 ‘내가 또 내 뜻대로 돼야 한다는 데 사로잡혔구나’ 이렇게 알아차리면 저절로 내려놔져요. ‘내려놔야지’ 하면 절대로 내려놔지지 않는데 ‘내가 지금 내 고집대로 하려고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벌써 내려놔져 있어요. ‘앗 뜨거워’ 하면 그 뜨거운 물건이 벌써 떨어져 있듯이 말입니다.

법문의 군더더기를 빼고 다시 정리하면

‘불만스럽다’ 는 말은 ‘자기 뜻대로 안 된다’, ‘자기 맘대로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은 제 맘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세상이 제 뜻대로 되면 안돼요. 제 뜻대로 안 되니까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굴러가는 거예요.

부처님께 빌고 하나님께 빌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은 세상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리는 말이에요. 그렇게 거짓말하고 사기 치면 안 됩니다.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지면 세상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됩니다. 사실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뜻대로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괴로워하는 거예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뜻대로 안 되어도 괴롭지가 않아요. 괴롭지 않은 상태에서 내 뜻대로 하고 싶으면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어요. 다만 그렇게 할 뿐이지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입니다. 그러니 내 뜻대로 안 된다고 괴로워할 일은 없어요. 이 도리만 알아버리면 간단해요. 불만스러운 마음은 내 뜻대로 돼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니 불만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내려놓느냐고 묻지 말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불만스러운 마음이 일어나기 이전으로 돌아가서 ‘내가 또 내 뜻대로 돼야 한다는 데 사로잡혔구나’ 이렇게 알아차리면 저절로 내려놔져요. ‘내려놔야지’ 하면 절대로 내려놔지지 않는데 ‘내가 지금 내 고집대로 하려고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벌써 내려놔져 있어요.

 ‘앗 뜨거워!’ 하면 그 뜨거운 물건이 벌써 떨어져 있듯이 말입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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