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3) - 우리 속담에도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 라고 했으니, 다만 아직 그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을 뿐이다

허섭 승인 2021.06.11 11:17 | 최종 수정 2021.07.24 09:16 의견 0
163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1778년 122.7+287.4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 -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163 - 우리 속담에도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 라고 했으니, 다만 아직 그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을 뿐이다.

선을 행함은 그 유익함이 드러나지 않아도 
풀섶의 동아처럼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나고

악을 행함은 그 손해됨이 보이지 않아도 
뜰 앞의 봄눈처럼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없어진다.

  • 爲善(위선) / 爲惡(위악) : 선한 일/악한 일, 선/악 을 행함.
  • 不見(불현) : 나타나지 않음, 드러나지 않음.  
  •  * 見은 ‘볼 견’ 이 아니라 ‘나타날 현’ 으로 읽어야 하며 ‘現/顯’ 과 같은 뜻이다.
  • 東瓜(동과) : 박(瓢 박 표)과에 속하는 일년생 덩굴식물로 ‘동아(冬瓜)’ 라고도 한다.
  • 自應(자응) : 저절로.
  • 暗長(암장) : 모르는 사이에 자라남.
  • 當必(당필) : 마땅히, 반드시.
  • 潛消(잠소) : 모르는 사이에 스러져 버림. 슬그머니 사라짐.
163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1778년 122.7+287.4 右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 -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 우리 속담에도,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 『증광현문(增廣賢文)』 제199장에

善有善報(선유선보) 惡有惡報(약유악보) 不是不報(불시불보) 日子不到(일자부도).
- 착한 일에는 착한 응보가 있고 악한 일에는 악한 응보가 있다. 만약 응보가 아직 없다면 아직 그 때가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 『명심보감(明心寶鑑)』계선편(繼善篇)에도 - 원문은 제16장 참조

동악성제(東岳聖帝)가 훈계로 내린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 동안 선을 행함에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재앙은 스스로 멀어지고, 하루 동안 악을 행함에 재앙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선을 행하는 사람은 마치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남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마치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 그 줄어듦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날로 이지러지는 바가 있다.   

◈ 『법구경(法句經)』 악행품(惡行品)에

서둘러 좋은 일을 하라
그대 마음을 악으로부터 멀리 하라
서둘러 좋은 일을 하지 않으면
그대 마음이 저 악 속에서 기쁨을 찾으려 할 것이다

사람이 만일 나쁜 짓을 했다면 
다시는 그것을 반복하지 못하게 하라
그 악함 속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하라
그 고통은 바로 그대 자신의 그 악한 행위의 결과이니라

사람이 만일 좋은 일을 했다면 
거듭거듭 그것을 되풀이하게 하라
그 좋은 일 속에서 기쁨을 느끼게 하라
그 기쁨은 바로 그대 자신의 착한 행위의 보답이니라

악한 행위가 무르익기 전에는
악행을 한 사람은 그 속에서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악한 행위가 무르익게 되면
그는 그 악행 속에서 재앙을 만나게 된다

착한 행위가 아직 무르익기 전에는 
선행을 한 사람도 수난을 당한다
그러나 그 선행이 무르익게 되면
그는 그 선행 속에서 행복을 맛본다.

- 『법구경』(석지현 옮김, 민족사)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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