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5) - 근검(勤儉)이라는 군자의 몸을 지키는 도리가 소인배가 사욕을 취하는 구실이 되었으니 이 어찌 애석한 일이 아니리오

허섭 승인 2021.06.11 12:03 | 최종 수정 2021.06.14 17:41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65 - 근검(勤儉)이라는 군자의 몸을 지키는 도리가 소인배가 사욕을 취하는 구실이 되었으니 이 어찌 애석한 일이 아니리오.

부지런함은 도덕과 의리에 민첩한 것이건만
세상 사람들은 이를 빌어 자기의 가난을 구제하고

검소함은 재물과 이익에 욕심 없는 것이건만
세상 사람들은 이를 빌어 자신의 인색함을 가리니

군자가 몸을 지키는 도리*가 
도리어 소인배의 사욕을 도모하는 도구가 되었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 勤者(근자) : 근면(勤勉)함, 부지런함.
  • 敏(민) : 민첩(敏捷)하다, 민활(敏活)하다. 
  • 德義(덕의) : 도덕과 의리.
  • 濟其貧(제기빈) : 자신의 가난을 구제함.
  • 儉者(검자) : 검소(儉素)함.
  • 淡(담) : 담백(淡白)함, 즉 욕심이 없음.
  • 貨利(화리) : 재물과 이익.
  • 飾其吝(식기린) : 인색(吝嗇)함을 꾸밈, 인색함을 가려서 덮음.
  • 借(차) / 假(가) : 빌리다. 여기서는 ‘악용(惡用)하다’ 의 뜻으로 쓰임.
  • 持身之符(지신지부) : 몸을 유지(지탱)하는 부적. 앞에서 말한 근면과 검소를 말함.
  • 反(반) : 도리어.
  • 惜哉(석재) : 애석(哀惜)하도다.
165 이인문(李寅文 조선 1745~1824이후) 누각아집도(누각아집도) 1820년 86.5+57.8 국립중앙박물관
165 이인문(李寅文 조선 1745~1824) 누각아집도(樓閣雅集圖) 1820년 86.5+57.8 국립중앙박물관

* ‘도리(道理)’ 라는 말에는 ① ‘마땅히 지키고 해야 할 일’ 이라는 뜻과 함께 ② ‘마땅한 방법이나 수단’ 이라는 뜻도 있다. 본문에서 ‘군자의 호신지부’ 를  ‘군자가 몸을 지키는 도리’ 로 옮긴 것은 응당 두 가지 뜻, 모두를 포괄한 것이다.

① 최소한의 사람의 도리도 다하지 못한다면 그게 어찌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② 그 일은 어쩔 도리가 없네. 나라고 별수(別數, 別手段)가 있겠는가?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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