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76) - 욕심으로 가득찬 사람과 마음을 비운 사람의 차이는 …

허섭 승인 2021.10.02 17:30 | 최종 수정 2021.10.03 12:24 의견 0
276 변노(邊魯 원말 14세기 중기) 기거평안도(起居平安圖) 118.5+49.6 천진시예술박물관
변노(邊魯, 원말, 14세기 중기) - 기거평안도(起居平安圖)

276 - 욕심으로 가득찬 사람과 마음을 비운 사람의 차이는 …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은 차가운 연못에 물결이 끓어오르는 것처럼
산 속에 있어도 그 고요함을 보지 못하고

마음을 텅 비운 사람은 무더위 속에서도 서늘함이 일어나는 것처럼
저자거리에서도 그 시끄러움을 알지 못한다.

  • 欲其中(욕기중) : 마음에 욕심이 가득 차 있음.  中은 심중(心中).
  • 波沸寒潭(파비한담) : 차가운 연못에서 물결이 끓어오름. 즉 욕심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비유한 것임.
  • 虛其中(허기중) : 마음을 텅 비움. 즉 욕심이 없음.
  • 凉生酷暑(량생혹서) : 혹심한 더위 속에서도 서늘함이 생겨남. 즉 마음이 고요함을 비유한 것임.  酷暑는 무더위.  暑는 ‘더위 서’, 署 ‘관청 서’, 曙는 ‘새벽 서’ 이다.
  • 朝市(조시) : 원래 ‘조정(朝廷)과 시가(市街)’ 의 뜻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을 말함.  앞에 나온 山林에 대응하는 단어이다.
  • 喧(훤) : 시끄러움, 떠들썩함. 앞에 나온 ‘寂(고요할 적)’ 에 대응하는 단어이다.

◈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제나라 사람 중에 금을 욕심내는 사람이 있어 그가 아침 일찍이 의관(衣冠)을 정제(整齊)하고 시장에 가서 금방에 들어가 금덩이를 움켜잡았다. 관원이 그를 체포하여 묻기를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어째서 너는 금덩이를 훔쳤느냐?’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取金之時(취금지시) 不見人(불견인) 徒見金(도견금) - 금덩이를 집을 때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오직 금덩이만 보였습니다’ 라고 답했다.   

욕심이 가득차면 욕심내는 그것만 보일 뿐이다. 

*『허당록(虛堂錄)』에도 이런 말이 있다.

逐鹿者不見山 (축록자불견산)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하고
攫金者不見人 (확금자불견인)  돈을 움켜쥐는 자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

※ 『허당화상어록(虛堂和尙語錄)』, 『허당법어록(虛堂法語錄)』 등으로도 불리는 『허당록(虛堂錄)』은 중국 남송(南宋) 때의 임제종(臨濟宗) 선승(禪僧)인 허당(虛堂) 지우(智愚 1185~1269)의 법어(法語)를 기록한 책으로, 선종(禪宗) 불교 종문(宗門)의 칠부서(七部書)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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