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78) - 새벽 창가에 기대어 주역을 읽으며 한낮의 책상에 앉아 불경을 논하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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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4 22:05 | 최종 수정 2021.10.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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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 새벽 창가에 기대어 주역을 읽으며 한낮의 책상에 앉아 불경을 논하다
새벽 창가에 기대어 주역을 읽으며 소나무 이슬로 붉은 먹을 갈고
한낮의 책상에 앉아 불경을 논하며 대숲 바람에 울리는 풍경소릴 듣노라.
- 讀易(독역) : 『역경(易經)』,즉 『주역(周易)』을 읽음.
- 曉窓(효창) : 동이 터오는 새벽의 창가에서, 여명(黎明)의 창가에서.
- 丹砂(단사) : 붉은 먹, 주묵(朱墨). * 옛날에는 책을 읽다가 중요 어구나 특히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만나면 붉은 먹으로 점을 찍어 표시하였으니 이를 방점(傍點) 또는 주점(朱點)이라 했다.
- 硏(연) : 갈다. 연마(硏磨)-학문을 갈고닦다.
- 談經(담경) : 불경(佛經)에 대해 담론(談論)하다. * 여기서의 經은 불경으로 봄이 좋을 듯하다.
- 午案(오안) : 한낮의 책상에서.
- 寶磬(보경) : 경쇠. * 원래 磬은 편경(編磬)으로 악기를 뜻하나, 여기서는 뒤이어 나오는 ‘竹下之風(대나무 숲을 스치는 바람)’ 에 맞추어 그냥 처마 끝에 달린 풍경(風磬)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 宣(선) : 베풀다, 울리다. 여기서는 ‘소리가 울리는 것’ 으로 보아야 한다.
※ 위의 본문에 토(吐)를 달면서 <丹砂를 / 寶磬이> 라 달리 붙인 이유는, <붉은 먹이야 내가 직접 벼루에 가는 것이지만 / 풍경은 바람에 절로 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寶磬을 옥돌로 만든 악기인 편경(編磬)이나 편종(編鐘)으로 보자면, 당연히 토씨는 ‘寶磬을’ 로 해야 할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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