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 엄동설한에도 생명의 기운이 움트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본마음이로다
초목이 시들어 떨어지면 이내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계절은 비록 엄동이지만 마침내 재를 날리며 봄기운이 돌아온다.
만물을 죽이는 기운 속에도 나고 자라고자 하는 뜻이 늘 주인이 되니
이로써 가히 천지자연의 본마음을 엿볼 수 있다.
- 纔(재) : 이내, 곧.
- 零落(영락) : 시들어 떨어짐.
- 便(변) : 곧.
- 露(로) : 드러내다.
- 萌穎(맹영) : 새싹.
- 根柢(근저) : 뿌리. 柢도 根과 같은 뜻이다.
- 時序(시서) : 계절의 순서, 절기의 차례.
- 凝寒(응한) : 얼어붙는 추위, 엄동설한(嚴冬雪寒).
- 終(종) : 마침내, 결국.
- 回陽氣於飛灰(회양기어비회) : 대나무통(竹筒)에 넣어둔 재(灰)가 날아 나와 일양래복(一陽來復)의 동지(冬至)를 알려준다.
* 옛날 중국에서는 대통 속에 재를 넣어 동지(冬至)가 되면 저절로 날아오르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음력 시월은 음(陰)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때여서 양(陽)의 기운이 하나도 없다가 동짓달이 되어서야 비로소 양의 기운이 처음 생겨나므로 이를 두고 ‘일양래복(一陽來復)’, ‘회양기(回陽氣)’ 라 한다.
- 肅殺(숙살) : 만물을 죽이는 가을 겨울의 냉혹한 기운. * 숙살지기(肅殺之氣)는 절기(節氣)로는 처서(處暑) 이후에서 백로(白露) 이전까지를 가리킨다.
- 生生之意(생생지의) : 만물이 나고 자라고자 하는 의지(기운). 생생발육(生生發育)의 뜻.
- 常爲之主(상위지주) : 늘 주인이 됨, 언제나 으뜸으로 삼음. 여기서 之는 앞에 나온 生生之意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의 서풍부(西風賦 Ode to the West Wind) 중에서
나로 하여금 그대의 거문고로 삼아 다오, 저 숲처럼
내 잎들이 숲의 잎들처럼 떨어진들 어떠리!
그대의 강력한 조화의 난동이 우리에게서
슬프지만 감미로운 가락을 얻으리.
그대 격렬한 정신이여, 그대가 나의 정신이 되라!
그대가 내가 되어라, 강렬한 자여!
내 꺼져 가는 사상을 우주 너머로 던져 다오
새 생명을 재촉하는 시든 나뭇잎들처럼
그리고 이 시의 주문으로
꺼지지 않는 화로의 재와 불꽃처럼
인류에게 내 말을 널리 퍼트려 다오
내 입술을 통하여 아직 잠 깨지 않는 대지에
예언의 나팔을 불어 다오. 오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어찌 봄도 멀지 않으리?
Make me thy lyre, even as the forest is:
What if my leaves are falling like its own?
The tumult of thy mighty harmonies
Will take from both a deep autumnal tone,
Sweet though in sadness. Be thou, Spirit fierce,
My spirit! Be thou me, impetuous one!
Drive my dead thoughts over the universe,
Like wither'd leaves, to quicken a new birth;
And, by the incantation of this verse,
Scatter, as from an unextinguish'd hearth
Ashes and sparks, my words among mankind!
Be through my lips to unawaken'd earth
The trumpet of a prophecy! O Wind,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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