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33) - 화(禍)와 복(福)의 경계는 모두 내 마음 먹기 나름이라 

허섭 승인 2021.11.28 20:06 | 최종 수정 2021.11.30 08:42 의견 0
333 제백석(齊白石 1864~1957) 농경도(農耕圖) 69+52.7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농경도(農耕圖)

333 - 화(禍)와 복(福)의 경계는 모두 내 마음 먹기 나름이라 

인생에 있어 복(福)과 화(禍)의 경계는 모두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가 말하기를,
욕심이 불길처럼 타오르면 그것이 곧 불구덩이요
탐욕에 빠지면 그것이 곧 고해이다.
한 생각이 깨끗하면 사나운 불길도 연못이 되고
마음 한번 돌이키면 배는 곧 피안에 이를 것이다 하였으니

이처럼 생각이 조금만 달라져도 그 경계가 크게 달라지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 福境禍區(복경화구) : 행복의 경지(境地)와 재앙의 구역(區域). 즉 복과 화의 각 영역(領域)과 경계(境界)를 말함.
  • 念想(염상) : 생각, 곧 마음.
  • 熾然(치연) : 불이 활활 타오는 모습, 거세게 타오름.
  • 火坑(화갱) : 불구덩이.
  • 貪愛(탐애) : 탐냄과 아낌, 즉 탐욕(貪慾).
  • 沈溺(침닉) : (물에) 빠짐.  익사(溺死).
  • 熱焰(열염) : 거센 불길. 
  • 池(지) : 연못. 정욕의 불길이 없는 연못. 
  • 警覺(경각) : 번쩍 깨달음. 미혹(迷惑)에서 벗어나 홀연히 깨침.
  • 彼岸(피안) : 불교에서 말하는 ‘번뇌에서 해탈한 열반의 경지’ 를 일컫는 말로 상대어는 ‘생사(生死)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한 경지 - 차안(此岸)’ 이다.  

 * 이 말은 우기(雨期)에 홍수가 잦은 인도의 자연환경에서 유래한 말이다. 큰물이 져 집도 가축도 사람도 한꺼번에 떠내려가는 중에 저쪽 높은 언덕에 닿을 수 있으면 마침내 살아날 수 있음이 아니겠는가?

  • 念頭(염두) : 생각, 마음. 앞에 나온 염상(念想)과 같은 말이다.
  • 稍異(초이) : 조금 다름, ‘작은 차이’ 를 말함.  稍는 원래 ‘벼 줄기의 끝’ 을 말하며 ‘작다, 점점’ 의 뜻으로 전의(轉義)된 것이다.
  • 頓殊(돈수) : 크게 다름, 크게 차이가 남을 말함.  頓은 원래 ‘머리를 조아리다 / 둔하다’ 의 뜻인데, 부사어로는 ‘갑자기’ 의 뜻으로 쓰인다.  殊는 원래 ‘죽이다’ 의 뜻이나 ‘다르다’ 의 뜻도 지니고 있다.   특수(特殊) 수상(殊常)하다.
  • 可不愼哉(가불신재) : 가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愼은 ‘삼가다 신중하다’.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목우도(牧牛圖)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목우도(牧牛圖)

◈ 『장자(莊子)』 재유편(在宥篇)에 

- 사람 마음의 그 요상함이란 이와 같으니 …

崔瞿問於老聃曰(최구문어노담왈), 不治天下(불치천하) 安藏人心(안장인심). 老聃曰(노담왈), 女愼無攖人心(여신무영인심). 人心排下而進上(인심배하이진상), 上下囚殺(상하수살). 淖約柔乎剛疆(요약유호강강), 廉劌彫琢(염귀조탁). 其熱焦火(기열초화) 其寒凝氷(기한응빙). 其疾俛仰之間而再撫四海之內(기질부앙지간이재무사해지내). 其居也淵而靜(기거야연이정), 其動也懸而天(기동야현이천). 僨驕而不可係者(분교이불가계자), 其唯人心乎(기유인심호).

- 최구(崔瞿)가 노담(老聃 노자)에게 물었다. “천하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람들을 착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노담이 말했다. “자네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조심하라. 사람의 마음은 누르면 내려가고 추어올리면 올라간다. 올리고 내리는 것은 옥에 가두거나 죽이는 것과 같다. 부드러운 것은 굳세고 강한 것을 유연하게 만들고, 날카로운 것은 새기고 쪼아 상처를 낸다. 뜨거워지면 불길같이 타오르고, 차가워지면 얼음처럼 엉긴다. 그 빠르기가 고개를 숙였다 드는 동안에 세상 밖을 두 번이나 돌 정도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깊은 연못처럼 고요하지만, 움직이면 하늘만큼 동떨어진 것이 된다. 세차게 치달려서 잡아매어 둘 수 없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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