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32) - 들새도 마음 놓고 벗이 되어 주며 구름도 슬며시 곁에 와 머무네

허섭 승인 2021.11.27 19:54 | 최종 수정 2021.11.30 08:45 의견 0
332 제백석(齊白石 1864~1957) 만죽산거(萬竹山居) 103+49.5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만죽산거(萬竹山居)

332 - 들새도 마음 놓고 벗이 되어 주며 구름도 슬며시 곁에 와 머무네

흥취가 때에 따라 일어나면 향긋한 풀밭을 맨발로 걷나니
들새도 마음 놓고 때때로 벗이 되어 주며

경치가 마음에 들면 꽃그늘 아래 우두커니 앉았거니
흰 구름이 말없이 느릿느릿 다가와 곁에 머무네

  • 逐時(축시) : 때를 따라. 
  • 撤履(철리) : 신발을 벗음.  撤은 ‘거두다, 치우다, 그만두다’ 의 뜻.  철군(撤軍)
  • 閑行(한행) : 한가로이 거님.
  • 忘機(망기) : 마음을 놓음, 즉 경계심(警戒心)을 버림.
  • 作伴(작반) : 짝이 됨. 여기서는 벗이 된다는 뜻이다.  伴은 友의 뜻.
  • 景(경) : 경치(景致), 경관(景觀).
  • 與心會(여심회) : 마음에 맞음. 회심(會心).
  • 披襟(피금) : 옷자락을 풀어헤침.
  • 兀坐(올좌) : 우두커니 앉아 있음.  兀은 ‘우뚝한 모양’ 을 뜻함.
  • 漫(만) : 느릿느릿, 천천히. 느긋하고 한가로운 모양을 말함.
  • 相留(상류) : 곁에 머뭄.
332 제백석(齊白石 1864~1957) 삼수도(三壽圖) 112+52
제백석(齊白石, 1864~1957) - 삼수도(三壽圖)

◈ 주자(朱子) 「독서락(讀書樂)」 사수(四首) 중 춘시(春詩)에

山光照檻水繞廊 (산광조람수요랑)  집을 돌아 흐르는 냇물에 산 그림자 비추이고 
舞雩歸詠春風香 (무우귀영춘풍향)  무우(舞雩)에서 노래하며 돌아오니 봄바람은 향기롭네  
好鳥枝頭亦朋友 (호조지두역붕우)  가지 위 고운 새도 역시 내 좋은 벗이요
落花水面皆文章 (낙화수면개문장)  물 위에 지는 꽃은 모두가 문장일세
蹉跎莫遣韶光老 (차타막견소광로)  하릴없이 이 봄 경치 시들게 하지 마오
人生惟有讀書好 (인생유유독서호)  인생에는 독서라는 그 좋은 것이 있질 않소
讀書之樂樂何如 (독서지락락하여)  독서의 즐거움은 그 무엇과 같을까
綠滿窗前草不除 (녹만창전초부제)  창 앞 가득 푸르르니 내 구태여 저 풀을 베리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