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32) - 들새도 마음 놓고 벗이 되어 주며 구름도 슬며시 곁에 와 머무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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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7 19:54 | 최종 수정 2021.11.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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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 들새도 마음 놓고 벗이 되어 주며 구름도 슬며시 곁에 와 머무네
흥취가 때에 따라 일어나면 향긋한 풀밭을 맨발로 걷나니
들새도 마음 놓고 때때로 벗이 되어 주며
경치가 마음에 들면 꽃그늘 아래 우두커니 앉았거니
흰 구름이 말없이 느릿느릿 다가와 곁에 머무네
- 逐時(축시) : 때를 따라.
- 撤履(철리) : 신발을 벗음. 撤은 ‘거두다, 치우다, 그만두다’ 의 뜻. 철군(撤軍)
- 閑行(한행) : 한가로이 거님.
- 忘機(망기) : 마음을 놓음, 즉 경계심(警戒心)을 버림.
- 作伴(작반) : 짝이 됨. 여기서는 벗이 된다는 뜻이다. 伴은 友의 뜻.
- 景(경) : 경치(景致), 경관(景觀).
- 與心會(여심회) : 마음에 맞음. 회심(會心).
- 披襟(피금) : 옷자락을 풀어헤침.
- 兀坐(올좌) : 우두커니 앉아 있음. 兀은 ‘우뚝한 모양’ 을 뜻함.
- 漫(만) : 느릿느릿, 천천히. 느긋하고 한가로운 모양을 말함.
- 相留(상류) : 곁에 머뭄.
◈ 주자(朱子) 「독서락(讀書樂)」 사수(四首) 중 춘시(春詩)에
山光照檻水繞廊 (산광조람수요랑) 집을 돌아 흐르는 냇물에 산 그림자 비추이고
舞雩歸詠春風香 (무우귀영춘풍향) 무우(舞雩)에서 노래하며 돌아오니 봄바람은 향기롭네
好鳥枝頭亦朋友 (호조지두역붕우) 가지 위 고운 새도 역시 내 좋은 벗이요
落花水面皆文章 (낙화수면개문장) 물 위에 지는 꽃은 모두가 문장일세
蹉跎莫遣韶光老 (차타막견소광로) 하릴없이 이 봄 경치 시들게 하지 마오
人生惟有讀書好 (인생유유독서호) 인생에는 독서라는 그 좋은 것이 있질 않소
讀書之樂樂何如 (독서지락락하여) 독서의 즐거움은 그 무엇과 같을까
綠滿窗前草不除 (녹만창전초부제) 창 앞 가득 푸르르니 내 구태여 저 풀을 베리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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