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지리산 산책 (19)하동야생차 문화축제 관람기 ... '다례경연대회', '찻자리 최고대회' 열려
조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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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21:49 | 최종 수정 2019.05.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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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13일 ‘제23회 하동야생차 문화축제’
김애숙(대렴차문화원장) 총감독 “문화·예술의 또 다른 한류”
다례경연대회를 아십니까?
12일 낮12시30분부터 경남 하동군 화개면 하동야생차박물관 광장에 설치된 본 무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다례경연대회’가 관람객들의 큰 눈길을 끌었다. 다례경연대회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경남 하동군 화개면과 악양면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23회 하동야생차 문화축제’ 중 하나였다.
다례대회는 초등 저학년부·초등 고학년부·중등부·고등부·대학부·일반부 및 단체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당연 일반부였다.
일반부의 참가자 4명은 각각 말차와 선비차, 생활다례를 선보였다. 무대 뒤의 대형 화면을 통해 관람객들은 다례가 진행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생활차와 말차 다례 과정은 다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동작이어서 앞서 경연을 한 학생부에서도 선보였지만 선비차 다례는 이런 행사 때가 아니면 쉽사리 접할 수 없다.
필자는 이날 선비차 다례를 모처럼 일반인들에게 선보였다. 선비차 다례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끔 오해를 하는 점이 있다. 옛 선비들이 반드시 이런 다례를 거쳐 차를 마셨거나 또는 차를 이렇게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례의 진정한 의미는 차를 마실 때 손님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과 차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루 전인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아름다운 찻자리 최고대회’도 많은 인기를 모았다. 전국에서 60여 개 팀이 참가한 찻자리 대회는 차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생활양식인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찻자리 행사 참가자들마다 지정된 테이블에 다양한 차도구와 다식을 준비해 녹차와 홍차, 말차 등을 우려내 관람객들에게 정성껏 대접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참가자는 대전에서 온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한복을 차려입고 엄마의 옆 테이블에 자신의 찻자리를 별도로 차려 손님들에게 정성껏 차를 우려 대접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격려의 말을 건네며 박수를 쳤다.
찻자리 행사 시작 전에 축사를 한 김복일 한국국제창작다례협회회장은 “찻자리는 단순한 차와 관련된 행사가 아니라 차를 통해 개인별로 만들어 내는 예술의 한 장르”라며, “특히 하동야생차 문화축제에서 차려지는 찻자리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13일에는 오전10시~오후3시 같은 장소에서 ‘하동 티 블렌딩대회’가 열렸다.
이번 찻자리 최고대회와 다례 경연대회의 총감독을 맡아 행사를 진행한 김애숙 대렴차문화원장은 “이 행사들이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인 하동 화개에서 열리는 데다 차인들에게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수준 높은 행사로 알려진 때문에 지원자들이 너무 많아 검증이 된 분들만 참가시키고 있다”며, “찻자리와 다례경연대회가 미학적인 의미를 가질뿐 아니라 매우 아름답고 승화된 우리나라만의 문화이자 예술이어서 또 다른 한류로 외국인들도 점차 주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인·역사한문학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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