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트럭 운전수 / 목경화

목경화 승인 2021.01.30 20:51 | 최종 수정 2021.02.02 02:00 의견 0

트럭 운전수 / 목경화

목화솜 같은 눈이 내리는 아침
첫눈 왔다고 딸들은 함박웃음

아침 출근길 
망가진 아빠의 트럭
언덕길을 오르지 못하고
눈물처럼 미끄러지며 
제자리만 맴맴 돌고 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엑셀을 밟던 발가락은 쥐가 나고
핸들을 움켜잡은 손 
붉은색 핏줄이 선명하다

해 질 녘
지하 셋방 창문만 바라보며 
아빠 발자국 소리 기다릴 
딸들 걱정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 담은 봉지 들고
집으로 뛰어간다

<시작노트>
1월 눈이 무섭게 내린 날...
아침 출근길에서 우연히 만난 트럭 운전수의 애환.     
길이 미끄러워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                       
한 가정의 가장의 힘겨움 삶이 닮아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을 시로 옮겨 보았습니다.

목경화

◇목경화 시인은

▷2015년 한국시학으로 등단
▷수원 인문학 창작시 공모전 입상(2014·2016·2018년)
▷2019년 한국문인 수필부문 신인상
▷저서 《고요한 물결 흔들며》, 《그리움의 빗장을 열며》, 동인지 창간호《여백ㆍ01》 등
▷현 경기여류문인협회 사무국장, 수원문인협회 회원
▷E-mail: mok40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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