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69)폐기가 잘 안 되는 플라스틱 제품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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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3:00 | 최종 수정 2020.07.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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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 18. 폐기가 잘 안 되는 플라스틱 제품
비를 피해 잠시 머물던 공간은 포근했다.
세퍼트를 실물처럼 잘도 만들었다.
그런데 왼 발이 부숴졌다.
개는 물론 주변 모든 물건들은 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녹색 잎, 하얀 돌, 잔디, 의자, 탁자 모두 플라스틱이다.
인류 역사를 소재로 나누는데 목기-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 이후 현재는 플라스틱 시대다.
1868년 코끼리 치아로 만들어졌던 당구공을 플라스틱으로 만든 후 석유를 원료로 더 가소성(plasticity) 탁월한 합성수지들이 만들어졌다.
내가 입고 있는 옷들도 거의 다 합성섬유인 플라스틱이다.
비닐, 스트로폼 등도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은 살 수 없다.
플라스틱으로 온갖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으나 폐기가 잘 안 된다.
잘 먹고 잘 싸야 하듯이 생산을 잘 하면 폐기를 잘 해야 하는데 그게 고질(痼疾)이다.
이제 인류는 생산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폐기를 잘 하는 쪽으로 기획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못하면 육해공 전방으로 버려지는 쓰레기에 숨막혀 멸종할 것 같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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