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70)이제는 아무 쓸모가 없는 새총

박기철 승인 2020.07.08 13:40 | 최종 수정 2020.07.08 13:47 의견 0
예술작품처럼 멋지게 만든 새총
예술작품처럼 멋지게 만든 새총

여섯 – 19. 이제는 아무 쓸모가 없는 새총

말레이시아에선지 미얀마에서인지 잘 몰라도 어느 소년으로부터 산 새총이다.
참 잘 만들었다.
소머리 모양의 나무 손잡이는 예술작품급이다.
어릴 때 저 새총이 있었더라면 새를 잡을 때 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가여운-귀여운 새를 전혀 잡고 싶지도 않고 절대 잡을 일도 없다.
반려동물은 아니더라도 생명체인 새를 새총으로 쏠 수 있을까?

박기철 교구

미국 영화 <디어 헌터>에서는 사슴 사냥꾼이었던 주인공이 베트남전에서 죽다 살아 돌아온 후 사냥에 나섰다가 사슴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차마 쏘지 못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원시인들은 사냥이나 낚시를 해야 고기를 얻어 먹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그렇게 안해도 먹을 게 많다.
처자식 먹여 살리는 생업으로 잡는 일이 아니라면, 취미나 유희로 사냥이나 낚시를 한다.
물고기를 잡고 놓아주는 낚시를 하더라도 이미 그 물고기는 입 주변에 치명상을 입고 난 후다.
용도폐기된 저 새총을 보고 기획창의도 못되는 벼라별 생각을 다 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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