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76)인삼처럼 기운나게 할 당근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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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2 11:33 | 최종 수정 2020.07.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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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 25. 인삼처럼 기운나게 할 당근
호떡 호밀 호두 호박 호주머니 등 청나라 때의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물건들에는 대개 앞에 호(胡)가 붙는다.
호로자식도 청나라와 관계된 지명이다.
그런데 당나라 때의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물건에는 홍당무로도 불리는 당근 당면처럼 앞에 당(唐)이 붙는다.
당진도 당나라와 관계된 지명이다.
우리는 당나라 때 들어온 근채류라 하여 당근(唐根)이라 하는데 왜 중국인들은 당근을 호나복(胡蘿蔔)이라 할까?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우리네 인삼은 고우라이닌징(高麗人蔘)이라고 해서 구분한다.
우리네 당근은 닌징(人蔘, ニンジン)이라 한다.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
정말로 사람처럼 생긴 닌징인 당근을 만났기 때문이다.
먹기 아까울 정도다.
그냥 저렇게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간직하고 싶다.
하지만 안 먹으면 썩기에 먹어야 한다.
먹으면 왠지 고려인삼을 먹은 것처럼 기운이 날 듯하다.
아울러 기획창의력도 솟을 듯싶다.
누군가 정말로 그럴 것같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당근이지, 당근!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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