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78)어미개 순둥이의 숭고한 지존 본능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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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3 09:38 | 최종 수정 2021.01.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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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 4. 어미개 순둥이의 숭고한 지존 본능
온전한 땅 전주(全州)와 완전한 땅 완주(完州)는 그 뜻이 엇비슷하다.
전주시와 이웃한 완주군에서 어딜 갈지 잠시 머뭇거리다 우석대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971년 고려대에 합병된 우석(友石)대가 아니라 1979년에 개교한 우석(又石)대다.
마침 전주시 근영여고 정류장에서 여기를 종점으로 운행하는 309번 버스가 있었다.
도착하니 높은 본관 건물이 눈에 금방 들어온다.
완주군 삼례읍의 분위기와 왠지 어울리지 않았지만 우석대 캠퍼스는 전반적으로 아름다웠다.
우석대 인근에서 대문도 없는 어느 집에서 만난 어미 개는 더욱 아름다웠다.
이름이 순둥이라고 들었다.
다섯 마리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그녀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숭고하기까지 하다.
숭고한 지존 본능이다.
그 어떤 머리 굴리기나 기획창의가 필요없는 절대적 내리사랑(agape)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 모습을 보니 울엄마 생각난다.
저렇게 울엄마 젖을 먹고 자랐을 애기적 나도 또렷하게 상상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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