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74)허접하게 보이는 아날로그 작품

박기철 승인 2020.10.19 13:56 | 최종 수정 2021.01.14 23:14 의견 0
추석 인사말로 보낸 후진 작품
추석 인사말로 보낸 후진 작품

아홉 – 30. 허접하게 보이는 아날로그 작품

추석이라 카톡으로 지인들로부터 추석 인사를 많이 받는다.
고마운 마음에 나도 하나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왠지 아날로그식으로 보내고 싶었다.
이마저도 나름의 기획창의라 여길수 있을까?
우선‘즐거운’이라는 낱말의 어원이 혹시 ‘줄고운’이 아닐까 나름 짐작해서 짧은 글을 지었다.
검정 매직 펜으로 즐겁게 웃는 듯한 모양의 한가위 보름달을 그리고 인사말을 썼다.
연습도 없이 한 번에 완성했다.
그렇다고 감히 일필휘지(一筆揮之)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아날로그식이라고 해도 더 성의있게 더 근사하게 더 우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어쩐지 허접하기 때문이다.
뭔가 만든 정성이 부족해 보인다. 중학생 실력으로 만든 것같다.

그러나 아들이 묵는 원룸 숙소에 잠시 머무는 중이라 종이도 없고 색깔 펜도 없고, 더 잘 쓸 자신이 없었다.
이대로 사진 찍어 전송했다.
받으시는 분들께서 어찌 평가하실까?
음력 8월 가장 큰-가운데 한가위 보름날에 가장 큰 마음인 한 마음으로 너그러이 정겹게 받아주시리라 믿었다.
나 또한 내 마음 속에 고운 줄을 그으며 줄곱게-즐겁게 살아야 하겠다.
기타 줄을 그으며 줄고운 즐거운 음악 소리도 내면서…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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