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4) 바흐가 서양음악의 아버지인 이유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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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30 20:38 | 최종 수정 2021.02.0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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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가 세운 12음들 간격은 순수한 정수 비율로 이루어졌다. 순정율이다. 그런데 르네상스 이후 밋밋했던 모드음악과 단성음악에서 벗어나 조성음악과 화음음악이 생기면서 차질이 생겼다. 조성을 달리하여 키가 바뀌면 음들이 어울리지 않았다. 음들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결책으로 음악가 갈릴레이(Vincenzo Galilei 1520~1591)나 수학자 메르센(Marin Mersenne 1588~1648)은 평균율을 제안했다. 굳이 정수 비율을 고집하지 말고 한 옥타브 12개 반음들 간격을 무리수인 열두제곱근 2, 즉 ¹²√2 비율로 똑같이 평균해서 나누자는 것이었다.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는 평균율로 조율된 건반현악기(Klavier) 음악을 작곡했다. <바흐 클라비어 평균율 곡집>이다. C부터 B 키까지 12개 조성(Key)을 장조와 단조로 나누고 각각 전주곡(Prelude)과 푸가(Fugue)를 만들었다. 48곡(12×2×2)을 다 들으려면 네 시간 반 정도 걸린다. 평균율로 조율하여 연주해도 인간의 귀로는 얼마든지 아름답게 들림을 밝혔다. 이로써 바흐는 음법(音法)을 완성하며 명실공히 음악의 아버지가 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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