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13) 가장 어색하게 들리는 반음 사이

박기철 승인 2021.02.09 14:56 | 최종 수정 2021.02.09 23:59 의견 0
가장 가까이 있는 반음 사이
가장 가까이 있는 반음 사이

오선 악보의 어느 음에서건 어느 음 바로 위나 바로 아래의 음은 반음 관계인 미파와 시도 사이가 아니라면 온음이다. 그래서 도레파솔라에서는 반올림표인 #을 붙여서 반음을 올릴 수 있고, 레미솔라시에서는 반내림표인 ♭을 붙여서 반음을 내릴 수 있다. 서로 반음 사이인 두 음을 같이 치면 어떤 소리가 날까? 가령 도와 도#을 같이 치면? 도#은 레♭이므로 도와 레♭를 치는 것과 어차피 똑같다. 이렇게 반음을 이루는 두 음을 같이 치면 가장 가까이 있는 음이니까 가장 어울리는 소리가 날까? 아니다. 따로 노는 듯한 소리가 난다. 도 위의 도#은 불협화음(tension)으로도 쓸 수 없으니 피해야 할 소리다.

왜? 정확히 모른다. 뇌 과학으로 풀 문제다. 다만 두 음간의 진동수 비율이 정수 비율이 아니고 무리수 비율이기에 그렇다고 설명할 수는 있다. 어느 음에서건 그 위의 반음과의 진동수 비는 정수비율이 아니라 무리수 비율인 1:1.059463…이다. 그렇다고 가장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는 반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반음이 있기에 음악적으로 돌아간다. 신기신비하며 신통방통하다. 반음이 음악 전반을 좌지우지하며 온통 여기저기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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