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40) 불안해서 완전5도로 흐르는 음악역학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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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0 12:47 | 최종 수정 2021.03.1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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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는 12음으로 이루어진 7음계를 만들 때 처음에 줄의 길이를 2/3으로 잘랐다. 1m 길이의 줄을 쳐서 도라는 음이 들렸다면 이 줄을 2/3 잘라서 줄을 치니 솔이라는 높은 음이 들렸다. 도와 솔의 음정은 완전5도다. 완전5도인 솔 음에 3도씩 쌓아 4층으로 이루어진 솔시레파는 Ⅴ7 코드다. 불안한 화음인 Ⅴ7는 화성학 전반을 절대적으로 지배한다. Ⅴ7로 인해 불안과 안정이 흐르는 조성음악이 발명되었다.
안정된 ⅠM7에 딸려 지배당하는 지배적(dominant) 존재인 Ⅴ7는 제1의(Primary) 도미넌트 코드에서 멈추지 않고, 거기서 완전5도 아래인 제2의(Secondary) 도미넌트 코드를 만들고, 또 거기서 완전5도 아래인 연장된(Extended) 세컨더리 도미넌트 코드를 만들어 냈다. 그만큼 완전5도는 조성음악의 시작이며 중심이다. Ⅴ7 코드가 그리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코드 구성음 안에 완전5도에서 딱 반음 떨어져 불안함을 만드는 시와 파의 음정인 감5도, 즉 증4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딱 반음차이의 역학과 동력이 조성음악 전반을 절대지배하고 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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