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64) 아직도 새롭게 발견되는 코드들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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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10:40 | 최종 수정 2021.04.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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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blk 코드를 알게 되었다. blk는 blackadder를 약식으로 표기한 기호였다. blackadder? 검거나 어두운 것을 더한다는 뜻이겠다. 어떻게 음악 코드에 검거나 어두운 것을 더할 수 있을까? 아직 이 요상한 코드를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곰곰이 따지니 대충 감이 잡혔다. 어떤 오그먼트 코드의 근음으로부터 감5도 떨어진 음을 가장 낮은 음으로 하는 것이었다. 보이싱이 과하게 밝은 오그먼트 코드에 감5도를 밑음으로 더하면 트라이톤이 생겨서 소리 밝기의 어둡기를 더한다.
가령 Caug라면 C로부터 감5도 아래의 파#를 밑음으로 두는 것이다. Caug/F#이라는 하이브리드 코드다. Cblk라고도 불린다. F#9(♭5)omit3다. 이 코드를 치면 반음 아래로 하강하려는 듯한 어두운 소리가 난다. CM7 → FM7 중간에 Cblk 코드를 넣으면 왠지 세련된 보이스리딩이 된다. 소리를 찾는(SoundQuest) 일본 뮤지션들이 이 코드를 발견했단다. 복잡한 미로도 아니고 고작 12음으로 이루어진 뻔한 7음계에서 아직도 새로운 코드들이 발견되며 만들어지고 있다니? 신기하다. 반음이 숨긴 화성들을 100% 다 발견할 수 있을려나?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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